"삐용삐용"

싸이렌이 울린다.
또, 바람이 불려고 한다.

잘 버텨왔다고 생각했는데,
잠시 멈칫대는 거라고 믿고 싶은데,

뜻대로 되지 않는 마음은 언제나 반전을 준비해놓는다.
그래서, 알 수없는 내일은 힘들고, 두렵다.


시작은 역시 그 날부터였다.
나이를 먹으니, 감각이 둔해진건지, 모든 정보들이 늦게 처리된다.
서서히 젖어들어오는 습기처럼,
그렇게 찬찬히 내 속으로 스물스물 밀려들어오고 있다.


"질투"는 사랑의 시작인가.
시작이었던가?
한때는 '질투'를 사랑의 시작이라 믿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믿지 않는다.
'질투'의 다른 이름은 '소유욕'이고 그건 커다란 재앙을 몰고왔다.
어느 경우에든 그랬다.

여튼 사랑은 이미 시작되었고,
되었다고 선언했고,
선언을 선언했다.

하지만,
내 삶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내 삶이 희생당하는, 당하려는, 천박한 노예근성.
그건 또 옳지 않은 길인데,뿌리를 뽑아야하는데,

잔잔한 일상이 몇 개월간 지속되고, 모든 것이 안정적이라고 생각하게 되자,
해묵은 버릇들이 살아나고
새로운 불안감들이 나를 흔들어대고 있다.

모든 것은 아직 오지 않은 일.
지금 고민할 것은 아무것도 없음에도, 서둘러 결론을 내릴려고 하는 것은 조급함.

버려야 한다.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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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rainforest 2008/10/22 10:0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같은 시기에 비슷한 경험을 하고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는 것..
    이곳에 올때마다 여기는 나의 parallel universe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전 부족한 글솜씨와 표현능력으로 감히 블로그를 만들 생각은 못하고 있지만요^^.

    • 차이와결여 2008/10/22 11:13  address  modify / delete

      참 신기하죠?
      사람들 한 명, 한 명이 모두 자신만의 세계에서 살아가지만 분명 나와 거의 같은 세계를 만들고 살아가는 누군가가 있으니까요.
      한 세계가 다른 세계를 만나 느끼는 공감(共感)이라는 말은 정말 가슴벅찬 단어입니다.

      제 블로그에 오셔서 그런 생각을 하셨다니, 저도 기분이 너무 좋은데요.

      'rainforest'님도 빨리 블로그를 개설하셔서 제게도 'rainforest'님이 느꼈던 기분을 느끼게 해주지 않으실래요? ^^

  2. 카르페 디엠 2008/10/22 10:0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전 부족한 글솜씨와 표현능력으로 감히 블로그를 공개할 생각은 못하고 있지만요^^

    rainforest님 글에서 상당한 내공이 보입니다~
    어여어여 블로그 개설하셔서 '읽기'의 즐거움을 누리게 해주시길ㅎ
    결이님 rainforest님께 얼렁 초대장 보내주시기 바랍니당

    • 차이와결여 2008/10/22 11:15  address  modify / delete

      그쵸 그쵸?

      뭔가 깊은 내공이 묻어나는 한 마디, 한 마디라니까요 ^^

      '카르페 디엠'님도 그렇구, 'rainforest'님도 그렇고 다들 깔끔하게 잘 쓰시면서 계속 겸손모드 이신거 다 알아요..
      포인트 콕콕 집어내는 댓글만 봐도 알 수 있다구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