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시작은 달력을 준비하면서...
2015년이 시작된지도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마치, 눈감기 전에는 분명 12월이었는데, 눈뜨고 보니 2015년이 된 것만 같아서 이렇게 아무런 느낌도 없이 연말년시가 지나가도 되는 건지 좀 불안하긴 하지만, 그래도 이번 방학은 무려 10여년 만에 곧바로 보충수업이 시작하지도 않았고, 12일이라는 길고 긴 휴식시간이 주어져서, 좀 늘어져있어도 괜찮지 않을까..하며 빈둥거리고 있습니다.
그래도, 다른 방학 때처럼 방바닥에 붙어서 뒹굴거리다가 끝나는 방학은 만들지 말자라는 생각에 나름 일찍일어나서 세수도 하고, 책상 앞에 앉아서 미리 신청해두었던 인터넷 연수(문화예술 강좌 1개, 일본어 기초 강좌 1개)도 들으면서 규칙적으로 생활하려고 노력하고는 있습니다.
뭐 그건 그렇고, 새해가 밝았으니 한 해 동안 무엇에 노력하며 살아갈지 생각도 좀 해보고 계획도 세우고 해야겠는데, 나이를 먹어 갈수록 우리 사회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하나 계획대로 되는 일은 없고, 도무지 흥이 나는 일을 찾을 수 없는 것만 같아서 모든 것이 부질없는 것은 아닌가... 하는 허무한 생각에 빠지게 되는 것도 같습니다. 그래도 뭔가 찾아봐야기는 하겠죠?
한 해가 시작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달력을 준비하는 일입니다.
회사 다닐 때, 12월이 되면 A4 크기의 넓은 보드판과 같은 월력을 받았었고, 그 곳에 한달 동안의 프로젝트들을 기록하면서 생활했었는데, 그것이 매우 유용했었다는 기억이 남아 있어서인지, 지금도 항상 책상 머리에 달력을 비치해두고, 중간고사 라든지, 야자감독 날이라든지를 표시해두고 지내고 있습니다.
결혼을 하고부터는 각종 집안 행사들을 기록해두고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서 집에서도 달력을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는데요. 올해는 무한도전 달력을 준비해서 걸어 두었습니다.
원래, 기념일 같은 것을 잘 챙기는 편이긴 해서, 애인과의 기념일은 굳이 기록할 일도 없었고, 내 생일을 제외하면 부모님의 생일 정도만 기억하면 되어서 그다지 달력이 필요치 않았었는데, 결혼을 하게 되니, 역시 기억할 일들도 많이 늘어나서 달력이 꼭 필요한 것이 되고 말았습니다.
제가 챙기는 기념일은 양가 부모님이나 형제들의 생일말고도 몇 가지가 있는데요.
예를 들면, 4월 19일이나 6월 10일은 학교 아이들에게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던 날인지 한 번씩은 꼭 생각하고 넘어가자는 생각이 들어서 짧게 설명하는 날이고, 몇 년 전부터는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일도, 마음 속으로 기념하는 하나의 날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날들은 저만 기념하는 날은 아니기 때문에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도 생각할 수밖에 없는 날이고, 이것 말고도 2월 22일이나, 4월 1일, 9월 1일 등이 있습니다.
2월 22일은 배우 故 '이은주', 4월 1일은 故 '장국영', 9월 1일은 故 '장진영'의 기일이지요.
모두 마음 속으로 정말 좋아했던 배우들인데 안타깝게 짧은 생을 마감하여서, 그 즈음이 되면 그들의 영화를 한 편 정도 보면서 나름 추모를 하고는 합니다.
그런데, 올해는 정말 기억해야 할 하루를 더 추가해야 할 것 같습니다.
바로, 4월 16일.
이제는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서, 그 당시의 영상을 봐도, 사연을 들어도, 눈물이 흐르지는 않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 모두가 놀랐던 그 일은 아무것도 해결된 것은 없고, 왜 그렇게 된 것인지도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이것이 그 일을 벌인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겠지요.
그래서, 꼭 기억해야겠습니다.
누구를 처벌하기 위해서, 잘잘못을 따져묻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내가 살던 이 생애에 이토록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세세하게 기억하고 알려서, 우리나라에 다시는 이런 비극적인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금 내 시대에 하지 못하면, 설사 후세들에게 멍청했던 선조들이라고 놀림을 받더라도, 꼭 이룰 수 있도록 말이지요.
더불어 여러분들도 함께 기억해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면 들어갈 수록 점점 더 절실하게 느껴지는 것은,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장 기본적인 도덕"
이라는 것입니다.
때로는 얻는 것이 없거나 적더라도, 살아가는데 별 도움이 안되는 것 같더라도, 해야할 것은 하는 것...
말은 쉬우나, 참으로 지키기 어려운 일 인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산다는 것은 죽을 때까지 무언가를 시도하는 것은 아닐런지요...
무언가를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은 젊기에 가능할 것 같습니다.
더이상 노력하지 않는 다는 것은 더이상 젊지 않다는 말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저는 될 수 있는 한 젊게 살고 싶습니다.
올해 저는 마흔이 되었습니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댓글을 달아 주세요
신년을 맞으며 방학 휴가를 아주 알차게 절 보내고 계시는군요.
선생님이 없는 학교의 정보부 교무실은 제가 외롭게 잘 지키고 있답니다.
시작이 반이라 했던가요. 저는 시작을 했으니 반을 한거네요. 한동안 정지했던 수업을 다시 4간 연속으로 하려니 입도 잘 안떨어지고 다리 근육도 풀리고 목도 잠기고 ㅠㅠ 이제는 조금 적응이 되어가는 과정.
며칠이 지나면 새해 첫인사를 나누며 반가운 얼굴을 보겠네요.
암튼 잘 쉬면서 에너지 충전해서 오세요 ~~
부장님, 잘지내시고 계시는 군요..
저도 아주 잘 지내고 있습니다.
사람도 얼마 안되는 교무실을 혼자 지키시려면 적적하시겠어요.
이제 며칠 안남았습니다. 곧 뵈어요.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안타깝게도, 난 니가 누구라는 걸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ㅎㅎㅎㅎㅎㅎ
여튼, 찾아와 주어서 고맙다..
네게도 언제나 행운만이 가득하기를 바라노라...
잘 지내고, 또 학교에 놀러 오려므나..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