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코브:슬픈 돌고래의 진실> 포스터
*2010년 02월 02일 20시 20분
*영화공간 주안(인천)
(★★★★★)
오늘은 다큐멘터리입니다.
앞으로 다큐멘터리를 몇 편 연속해서 볼 것 같긴 합니다만, 어쨌든.
다큐멘터리를 본다는 것은 제게는 조금은 흥분된 일입니다.
아는 만큼 행동하지 못하는 사는 저로서는 살아가면서 애써 외면하고 싶은 일이나, 알지만 어쩌지 못하는 일들을 제 대신 열심히 쫓아다니며 행동하고 사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대리 만족이랄까, 자기 위안이랄까... 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안에는 숨겨진 진실을 마주대하는 불편함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고, 그래도, 나는 못해도 저런 사람들이 있어서 세상은 아름다운 곳이라는 소극적이고 안일한 안도감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죠...
왠지, 포스트의 내용이 자기비하로 흐르는 것 같지만,
오늘 보고 온 <더 코브 : 슬픈 돌고래의 진실>이 주는 많은 부분들을 생각해보면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 아름다운 해안가 후미진 저 안쪽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일들
일단, 다큐멘터리의 내용은..
1960년대, '플러버'라는 프로그램으로 일약 잘나가는 돌고래 조련사가 되었던 '리차드 오베리'는 함께 출현했던 돌고래가 자신의 품 안에서 숨을 스스로 거두는 것을 느낀 다음부터 적극적으로 돌고래에 관한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수없이 많은 체포를 당하기도 하고, 국제포경위원회(IWC:International Whaling Commission) 회의장에 출입이 금지되기도 하는 등 수많은 일들을 겪지만, 일본의 작은 마을 '타이지(太地)'에서의 돌고래 포획을 알리기 위해 애쓰고 있었지요.
이를 알게된 감독 '루이 시호요스'와 바다보존협회(OPS:Oceanic Preservation Society)는 수중촬영전문가, 헐리우드의 특수효과 전문가, 수중 촬영전문가, DNA분석자, 프리 다이빙 전문가 등등을 섭외하여 일명 '오션스 일레븐' 팀을 만들고 '타이지'에서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돌고래 포획장면을 촬영하고자 하는데...
그게, 다큐멘터리건 상업영화이건 극장에 걸린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보기를 원한다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당연히 홍보와 마케팅이 결합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기에, 어떤 포스터이건 카피이건 약간의 과장은 들어가기 마련이지요. 아니면 시각적 효과라도 고려되어야 할 것입니다.
오늘 '맥스무비' 메인화면을 보니, 관객들이 뽑은 올해의 최고의 포스터로 <워낭소리>가 꼽혔던데, 제가 보기에도 <워낭소리>의 포스터는 영화의 내용을 제대로 살렸던 포스터로 생각됩니다. 무엇보다도 훌륭한 점은 그 포스터는 영화를 보기 전만이 아니라 영화를 보고 난 뒤에도 본 영화를 생각하면서 눈물 짓게 만드는, 그래서 영화의 내용을 전달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소위 '입소문'효과까지 내포했던 포스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제국주의자들의 식민지 노예사냥과 자꾸만 겹쳐지는 돌고래 몰이
그러나, <더 코브>의 포스터와 카피 문구들은 그대로가 진실입니다.
포스터의 장면도 인간과 교감을 나누는 돌고래의 모습 그대로 이고, '돌고래의 최대의 적은 사람' 이라는 말도, '어떤 극영화보다도 다이내믹하고 긴박한 스릴러'라는 표현도 그래도 입니다.
실제로, 영화에 나오는 일본 어부들은 순박한 시골 어부라고만 보기에는 조직적이었으며, 필사적으로 촬영을 방해하고 있었고, '타이지' 의 시장부터, 경찰서장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으로 이들을 감시하고 미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그들의 방해를 뚫고, 완벽에 가까운 계획으로 보는 내내 조마조마하게 만들었으며, 숨겨진 진실을 대하게 되었을 때에는 마음 속으로 끊임없이 '안돼, 안돼'를 외치게 만들었을 만큼 충격적인 화면이 전개되었습니다.
영화 속에서 감독 '루이 사이호요스'는 말합니다.
'단순히 충격적인 장면만을 보여주고 싶진 않다. 사람들의 행동에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것을 만들고 싶다.'
감독의 말은 사실이었습니다.
영화 속에서 일본 어부들은 말합니다.
'이것은 우리의 전통이고 문화다. 당신들이 스테이크를 위해 수많은 소를 잡아먹는 것과 같다.'
하지만, 영화에서 보여지는 있는 그대로의 화면들은 도저히 그냥 생선 몇 마리의 머리를 잘라내는 것과는 달랐습니다.
제가 너무 돌고래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감정을 이입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평소 동물을 그다지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았고, 집 안에서 동물을 키우는 것도 그닥 좋아하지 않는 제가 돌고래가 죽어가는데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 왠지 큰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는 생각이 든 것만으로도 감독은 충분히 그가 의도했던 효과를 거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주 유영이 아닙니다. 돌고래와 교감하는 다이버의 실제 화면
아.. 글이 너무 감상적이 된 것 같네요.
하지만, 이도 저도 다 떠나서, 국제 포경 위원회에서 큰 권한을 행사하고 있는 일본이 규정의 맹점을 이용하여 돌고래를 합법적으로 도살하고, 그에 따른 이권을 챙기고 있으며 그 때문에 의도적으로 돌고래 도살을 은폐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고 막아야 할 일임은 분명합니다.
소심한 차이와 결여는 이렇게 영화를 보고서도 딱히 할 방법은 찾지 못하고, 다만 앞으로는 절대로 돌고래 쇼는 보러 가지 않겠다고 다짐할 수밖에 없지만,
왠지, 씁쓸해지는 것은 왜인지요....
진실과 마주한다는 것은 언제든 이렇게 불편하기만 한 것일까요...
불편하지만, 여러분 많이 보아주세요..
홍보하긴 싫지만, 'D'포털 사이트에서는 3,5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다운로드도 해주는 것 같네요.
보시고, 어때요, 우리 함께 돌고래쇼 안보기 운동이라도 해보시지 않으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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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일본의 고래잡이, 단순한 음식문화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Tracked from 카리부커피 공식블로그 2010/02/10 20:22 delete일본에서 금지된 고래잡이를 하는 것을 반대하는 포스터입니다. IWAF에서 만들어 칸느 광고제에 출품했던 작품입니다. 일본이 다시 포경을 시작했다고 커다랗게 적어놓았습니다.젓가락으로 가볍게 들어올린고래가 정말 무력해 보입니다. 일본의 어두운 포경, 무자비한 고래 사냥을 고발한 다큐멘터리 The cove가 우리나라에도 상영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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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The cove
Tracked from 가장 보통의 존재 2010/02/11 00:33 delete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53951 (영화정보 링크, 링크->오른쪽 클릭->새창으로 보기로 보세요) 2009년도에 나온 다큐멘터리 영화 영화에 대해서 나온 감상평들은 많으니 제쳐두고 더 코브를 보면 단순히 돌고래 학살뿐만 아니라 조업으로 인한 생태계의 파괴나 여러가지 문제들을 다룬다 나는 채식주의자가 아니다 작년에 수컷병아리 분쇄가 이슈화됐을때 채식을 시도했던 적은 있지만 결국 며칠만에..
댓글을 달아 주세요
어제던가 기사에서 수조에 살던 돌고래가 죽었다는 소식을 읽었습니다.
많이 안타깝더라고요.
그리고 이렇게 영화를 보고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조금이나마 돌고래들을 돕는것 아닐까요?
근데 왜 일본사람들을 돌고래를 잡는가요? 단지 먹으려고는 아닌것 같은 인상인데.....
아.. 그렇군요..
여전히 수조에서 돌고래는 죽어가고 있는 것이군요..
저도 이렇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되는 것이라 위안을 삼고는 있지만, 이젠 그런 생각말고 움직일 줄도 알아야 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일본사람들이 고래 고기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살아 있는 조련용 돌고래는 값이 1억이나 한다네요. 여러 가지 이권때문에 돌고래 잡기를 포기하지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타이지' 같은 경우에는 겉으로 보기엔 너무나 돌고래를 사랑하는 마을이에요. 온 도시가 돌고래로 꾸며져있고, 고래 박물관도 있고, 아마도 관광객 유치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겠죠. 어부들에겐 생존이 달린 문제이기도 할 겁니다.
그렇게 생각해본다면 또 함부로 말할 수 없을 것 같지만, 이제는 좀더 넓게 바라봐야 하지 않나 싶네요.
옴마나..이제야 영양가 있는 글이 좀 올라오는군요?^^
리차드 오베리라는 사람도 자신의 품 안에서 돌고래가 죽어간 경험이 없었다면,
돌고래를 위한 활동을 시작하지 않았겠죠.
누구나 '어떤 계기'가 있어야하는 것 같아요.
그것이 돌고래를 향한 것이든..무엇이든..
다큐멘터리 몇 편 더 본다고 하셨는데,'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이야기(?)'인가 뭔가
보실 예정이세요?
괜찮다고 하더라고요
게으른 저를 용서하세요. ^^
어느덧 내일이면 새해인데요.. 아직도 그 곳에 계신거죠?
들어오셨을 라나....
여튼,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이야기'는, 끌리기는 하는데,
제가 별 특별한 이유없이 '요조'를 별로 안 좋아하여서... 관람 목록에 들지 못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영화를 가리면 안되는데 말이죠.. ^^
얼마 전에, <맨 온 와이어>라는 다큐멘터리를 봤는데, 기대보단 별로 여서 포스트를 올리기 귀찮아하고 있습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영화를 보는 내내 충격.충격.충격. 그 자체 였습니다.
정말 제가 아무것도 몰랐고, 또한 무엇을 해야 돌고래들에게 힘이 되어 줄지 생각하게 했던 영화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저들의 노력을 알고 힘을 더해 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N"모 사이트에 누리꾼의 덧글을 보니, 서명운동에 관한 이야기가 있더군요.
백만명의 사람들의 서명을 받는다고 합니다.
http://movie.naver.com/movie/bi/mi/reviewread.nhn?code=53951&nid=2115784
이런글을 남기면 안되는지 모르지만, 작은 힘이라도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글 올립니다.
영화를 제작한 저들처럼 움직일 순 없지만, 작은 힘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영화에서도 엔딩 크래딧에 홍보가 되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라도 많은 분들에게 알려지고 작은 마음이 모여질 수 있다면 좋은 일이겠지요..
방문과, 댓글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