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가만히 있으면 손끝에서부터 실오라기가 풀려나가듯,
온 몸의 기운이 빠져나갈 것만 같은 기분이 드는 요즘.
몸을 가만히 둘 수는 없는데, 그렇다고 뭔가 집중력을 요하는 일들을 할만큼 정신이 똑바른 것도 아니어서,
흘러가는 시간 속에 열심히 몸을 던지고만 있다.
어수선한 연말도 다가오고,
올해는 무엇을 하면서 보낸 건가 뒤를 돌아보기도 하고,
12월이 되면 이것저것 부산해질 것이 뻔해 운신의 폭이 작아지기도 하지만,
분명히 올해 내가 한 것중 가장 뿌듯한 일은,
나름 내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려고 노력했다는 것.
아직 노력이 모자라,
한 70도쯤 돌아볼 수 있을 뿐이지만,
그래도,
자꾸 마음이 해보라고, 이렇게 하라고, 시키는 상황에서도,
안된다고 난 이쪽으로 갈거라고, 열심히 손을 저으며 뚜벅뚜벅 걸어왔다.
흔하게 살아가는 방법과,
두 손을 꼭쥐고 살아가는 방법 중에,
난 두 번째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앞 날을 알면 재미가 없다지만,
이 선택의 결과를 언제쯤 알게 될까?
언제쯤
머리 위 푸른 하늘에서 사과 알 만한 구름 뭉치들이 내려오게 될까,
나는 이 길을 얼만큼 더 걸어가야 할까,
이 길의 끝은 어디 쯤에서 나에게 손을 내밀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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