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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에 찍은 몇 안되는 사진

 

  실로 참으로 오래간만에 블로그를 찾았다...
  그렇다고, 몇 달 동안 코빼기도 안 비추다가 갑자기 들렀다는 것은 아니고,
  가끔, 가끔 생각날 때...
  혹시 무슨 소식이 전해졌을까? 댓글이나 트랙백이 달리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에서 간혹 들르고는 했었다...

  그러던 것이 요즘 들어서 그 횟수가 좀더 빈번해졌다..
  빈번해지는 방문에 비례하여, 뭔가를 써야 한다는 의무감도 또한 늘어가고 있었는데,
  오늘에서야 용기를 내어서 몇 글자 적어볼까... 한다..

  그간, 내 신상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새로운 한 해를 맞았고,
  한 해가 시작하자마자 열심히 준비하여 결혼도 하였다..
  그 결혼에 대해서만큼은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할까, 아님 적응이 덜됐다고나 할까....

  뭔가 간절히 원해서 한동안 맘을 졸이며 그것을 손에 넣었는데,
  막상 손에 넣고 보니 너무 투명하고 가벼운 공기와 같은 것이어서 실체를 못느끼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그런 기분이다.

  물론,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는 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 중 정말 좋은 분들과 가족이 되었고,
  이제 사소한 일들도, 작은 어려움도 함께 하는 내 동반자가 생겼고,
  외롭지도 않고,
  기타 등등등...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행복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결혼하기 전 이야기를 나누면서 잠시나마 고민했었던,
  집안 어른들과의 관계나 가족들 사이에서의 미묘한 갈등 같은 것은 막상 닥치고 보니 실체가 없는 막연한 두려움이어서 그런 고민 따위들은 생각 조차 나지 않을 정도다. 

  여튼, 
  좋은 일들은 가득하고, 그럼에도 삶의 행태라던가 해야 할 일들의 양은 전혀 변하지 않아서,
  둘이 되어서 도움을 받고 쉬워진 일이 있는가 하면,
  같은 일도 두 배가 되어서 그만큼 손은 많이 가야 하는 것도 같다...

  말이 길어지고 있으므로 뭉뚱그려 정리하자면,
  '결혼한 뒤, 나아진 것과 나빠진 것,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과 그것을 상쇄시키는 일들의 총량은 서로 비례한다''행,불행 보존의 법칙' 이라고나 할까...ㅋㅋㅋ

  한 가지 정말 신기했던 것은,
  결혼을 하겠다고 발표를 했을 때,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해서, 그것도 피하고만 싶은 일들에 대해서 열심히 충고를 해줬었다.
  개중에는 정말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도 있었고, 너무 상투적이어서 듣는 내내 하품이 나올만한 일들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 그런 충고들은 머릿속에 그다지 남아 있지 않고, 막상 그런 일이 닥쳐보면 떠오르게 될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가 없는 지경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사실상 핑크빛의 미래를 꿈꾸며(내가 핑크빛 미래를 그렸던가... 아니었던가....) 수많은 준비와 할 일과 틈틈이 해야 하는   연애 속에 빠져 지내는 사람들에게 그런 불행한 미래의 이야기가 얼마나 귀에 들어올 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 신혼여행을 마치고 돌아와서 막상 현실에 빠지자마자 닥쳐야 하는 많은 사소하고도 일상적인 일들에 대해서는 그다지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었던 것같은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이제 유부남이 되었으니, 외간 여자들과의 관계는 어느 선까지 해야 한다..."
  "이제 유부녀가 되었으니, 회식자리에서도 몇 시까지는 집에 돌아와야 하는 것이 서로를 존중하는 것이다..."
  "이제 부부가 되었으니, 적어도 서로 다른 방향을 보고 침대에 눕지는 않는다... "


  뭐 이런 식의 실생활에서의 팁 이라고나 할까??
  그런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어쩌면 그런 것을 내가 물어보지 않아서였을지도 모르겠지만...

  여튼, 내가 결혼하기 직전에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는

  "이제 좋은 시절 다갔네, 나같으면 장가 안 간다..." 였고,

  결혼을 하고 나서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는 
 
  "새신랑~ 아침은 먹고 왔어? 어때 좋아?" 였다..

  모두 농담반 진담반으로 물어오는 이야기들임을 알지만, 실은 나도 정신이 없어서 뭐가 뭔지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사실 뭐라고 답변할 말이 없었다..

  이런 물음에 대한 대답도 메뉴얼에 정리 되어 있으면 좋으련만.... ㅋㅋㅋㅋ

  아마도, 이렇게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알아서 판단하고 알아서 행동해야 하는 것이 어른이 되는 것이고, 그래서 결혼한 사람들이 진정한 어른이라는 말이 붙는 거라면... 뭐 딱히 불만을 표하고 싶진 않지만...
  진짜 그러하다면, 어른이라는 거, 결혼이라는 거 ... 정말 시시한 거 아닌가?

  암튼...
  내가 방치했던 블로그를 나도 모르게 다녀갔을 수많은 사람들이 누구일지 궁금하고,
  또,
  나를 알고 찾아왔던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작년 이맘 때, 이야기 했던....
  우리 나라에 불어온 정치의 계절은 여전히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시국은 어수선하고, 정세는 불안하고...

  여전히 신경써야 할 일들이 많아서 또 언제 글을 포스팅하게 될 지 모르겠으나...

  부디.. 모두들.. 강녕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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