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와결여"의 속삭속삭http://cha2.co.kr/오키나와, 피파치키친2023-12-06T21:37:44+09:00Textcube 1.10.2 : : Release Candidate 1동물원에 가기 - 걸어가며 발견하는 일상의 새로운 단면차이와결여http://cha2.co.kr/1702009-05-26T21:19:36+09:002008-12-23T09:22:23+09:00<DIV><div class="imageblock center" style="text-align: center; clear: both;"><img src="http://cha2.co.kr/attach/1/XJQvgaHA2D.jpg" alt="이미지 출처 - Yes24" height="400" width="270" /><p class="cap1"><동물원에 가기> 겉표지</p></div><br />
<br />* 동물원에 가기<br />
* 알랭 드 보통, 정영목 역, 이레<br />
<br /> 강남 교보타워에 차를 대놓고 친구와의 약속을 기다리다가 바람을 맞고, 주차비도 할인 받고, 저녁 먹을 때 심심함을 달래고자 책을 구입하고자 했습니다.<br />
마땅히 읽을 만한 책이 없었죠.<br />
그때, 작가별로 모아놓은 코너에서 <FONT color=#3058d2>'알랭 드 보통'</FONT>을 발견하고 두 권을 구입했죠. <FONT color=#3058d2><동물원에 가기></FONT>, <FONT color=#3058d2><젊은 베르테르의 기쁨></FONT>.<br />
언젠가는 구입할 책이었으니까, 이런 기회에 구입하게 된 것이 억울하진 않지만, 아마도 '알랭 드 보통'이 아니었다면, 절대 사지 않았을 것 같은 책이 바로 <동물원에 가기> 입니다.<br />
이건 무슨 시집도 아니고, 굉장히 작은 판형에 겨우 140페이지의 분량, 거기에다가 매 페이지마다 3분의 1 정도는 여백이더군요.<br />
이리저리 떠들러 보면서 살까말까 고민을 하고 있는데, 아무리 봐도 한 권 밖에 안보이는 것이었습니다.<br />
<br /> <FONT color=#e31600>'마지막 책이란 말이지?'<br />
</FONT><br />
왠지, 이번에 사두지 않으면 살 때 고생 좀 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에 덜컥 구입을 했습니다. 물론, '알랭 드 보통'의 책이 그리 쉽게 절판되지 않을 것을 뻔히 알면서두요...<br />
<br /> 여튼,<br />
책의 겉 모양새는 썩 맘에 들진 않았지만, 그 안의 내용은 역시나 '알랭 드 보통'이야 라고 느낄만 해서, 사지 않았으면 후회할 뻔 했습니다.<br />
<br /> 뒤에 나오는 역자의 말을 보니, 이 책은 좀 유명한 '펭귄 출판사'가 창립 70주년을 기념하여 70명의 문인들을 선정,기념 출판을 한 책 중에 70번째로 출간된 책이라고 했습니다. 뭔가 의미심장한 일이 아닐 수 없겠지요. <br />
'알랭 드 보통'이 그만큼 상징적인 인물임을 알려주고 있는데, 여튼 그러한 기념 출판물이기도하고, 간단한 에세이집이기도 해서, 책 전체를 관통하는 일관된 주제라던가, 심오한 사상을 담고 있진 않지만, '알랭 드 보통'도 나름 편안하게 쓴 글들을 모은 듯 해서, 마치 '알랭 드 보통'과 마주앉아서 커피를 한 잔 놓고, 주저리주저리 이야기를 듣는 듯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br />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알랭 드 보통'의 글쓰기가 어디 가는 것은 아니더군요.<br />
<br /> 처음에 실려 있는 <FONT color=#3058d2>'슬픔이 주는 기쁨'</FONT>과 <FONT color=#3058d2>'공항에 가기'</FONT>는 말 그대로 평소 우리가 쉽게 인지하지 못하는 사물이나 감각들을 새롭게 바라봤을 때 그 일상적 사물들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매우 간결하고 설득력 있게 이야기 해줍니다. <br />
이 글들을 읽으면서 참으로 부러웠던 것은, 저또한 그렇고, 누구라도 느끼는, 살아가면서 순간순간 스쳐가는 수많은 감상들 중 어느 한 가지를 끄집어내어서 이토록 정확하게 표현해내는 '알랭 드 보통'의 능력입니다. <br />
아마도 공부를 많이 하고 부단히 연습을 해야 하는 거겠지요?<br />
<br /> 암튼,<br />
그 다음에 나오는 <FONT color=#3058d2>'진정성'</FONT>에서는 마치 이제까지의 그의 사색적 연애 소설들, <FONT color=#3058d2><우리는 사랑일까></FONT>, <FONT color=#3058d2><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FONT>, <FONT color=#3058d2><키스하기 전에 우리가 말하는 것들></FONT> 의 원초적 형태의 단편소설을 보는 듯한 에세이인지 소설인지 모를 글을 읽으면서 또 몇 번이나 무릎을 쳤는지 모릅니다. <br />
<br /><FONT color=#3058d2>1. 가장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을 가장 자신 있게 유혹할 수 있다는 것은 사랑의 아이러니 가운데 하나다. 상대를 향한 강력한 욕망은 유혹에 필수적인 무관심에 방해가 된다. 또 상대에게 느끼는 매력은 나 자신에 대한 열등감을 동반하기 마련이니, 이는 사랑하는 사람의 완벽함에 자기 자신을 견주어 보기 때문이다. 내가 클로이를 사랑한다는 것은 나 자신의 가치에 대한 믿음을 모조리 잃었다는 뜻이었다.<br />
</FONT></DIV>
<DIV style="TEXT-ALIGN: right"><FONT color=#3058d2></FONT><FONT color=#3058d2>(p. 43)<br />
</FONT><br />
</DIV>
<DIV> 아.. 정말이지 '알랭 드 보통'은 천재입니다. ㅎㅎ<br />
<br /> 그렇게 <FONT color=#3058d2>'동물원에 가기'</FONT>와 <FONT color=#3058d2>'일과 행복'</FONT>, <FONT color=#3058d2>'독신남' </FONT>등의 이야기들을 쭉 읽어가면서, 그게 진짜 '알랭 드 보통'의 모습이건, 아니면 꾸며낸 이야기건 간에, 남들에게 이렇게 자신의 이야기, 혹은 자신이 느끼는 바를 적확하게 설명할 수 있다면 남들에게 나를 이해시키는 노력도 덜 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br />
<br /><FONT color=#3058d2>사람은 아주 하찮은 것으로도 사랑에 빠질 수 있다. 뭐 사랑이라는 말이 좀 그렇다면, 기질에 따라서는 반한 상태, 병, 착각이라고 부를 수 있는, 다른 사람을 항하여 뜨겁게 고조된 그런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기차가 뉴캐슬을 지날 무렵 나는 결혼을 생각하고 있었다. <br />
... 여자들은 홀로 있는 남자들의 절망에 감사해야 한다. 그것이야 말로 미래의 충성과 이타심의 기초이기 때문이다. 뒤집어 말하면 로맨스라는 면에서는 잘나가는 유형의 남자들을 의심할 만한 이유도 되겠다. 그런 남자들은 넘치는 매력 때문에 내가 겪었던 이런 희비극적 과정을 알지 못한다. 말 한마디 붙여볼 기회도 주지 않고, 사과 주스 팩과 내 머릿속의 결혼 계획만 뒤에 남겨놓은 채 다음 역에서 내려버린 여자 때문에 며칠씩 마음 아파하는 그 과정을.<br />
</FONT></DIV>
<DIV style="TEXT-ALIGN: right"><FONT color=#3058d2></FONT><FONT color=#3058d2>(p. 98~100)<br />
</FONT></DIV><br />
굉장히 짧은 분량의 책이라서요.<br />
돈을 주고 사기에는 좀 아까운 생각이 없진 않지만,<br />
'알랭 드 보통'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과감하게 구입하셔도 그다지 돈이 아깝지는 않을 것 같구요.<br />
사실 서점에 가서 쭈그리고 앉아서 읽어도 대충 한 두 시간이면 다 읽을 수 있으니까, 그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br />
이로써, '알랭 드 보통'의 책은 <FONT color=#3058d2><행복의 건축></FONT>, <FONT color=#3058d2><불안></FONT> 두 권만 구입하면 되는 것이네요..<br />
<br /><br />
<br /><p><strong><a href="http://cha2.co.kr/170?commentInput=true#entry170WriteComment">댓글 쓰기</a></strong></p>건투를 빈다 - 바보야, 문제는 바로 네게 있는 거야.차이와결여http://cha2.co.kr/1632009-05-26T21:19:36+09:002008-12-18T16:32:29+09:00<DIV><br />
<div class="imageblock center" style="text-align: center; clear: both;"><img src="http://cha2.co.kr/attach/1/XLpnQsmVIQ.jpg" alt="이미지 출처 - Yes24" height="400" width="270" /><p class="cap1"><건투를 빈다> 겉표지</p></div><br />
<br />* 건투를 빈다, (딴지 총수 김어준의 정면돌파 인생 메뉴얼 QnA)<br />
* 김어준, 푸른숲<br />
* <FONT face=돋움><FONT color=#3058d2>"본 도서 리뷰는 티스토리와 알라딘이 제공하는 <FONT color=#e31600>'블로거 북 리뷰' </FONT>행사에 참여하는 블로그 포스트입니다."</FONT><br />
</FONT><br />
태클의 대마왕, 딴지 걸기 9단, 자칭 <FONT color=#3058d2><딴지일보></FONT>의 종신 총수, <FONT color=#3058d2>'김어준'</FONT>이 <FONT color=#3058d2><한겨레Esc></FONT>에서 진행하고 있는 <FONT color=#3058d2>'김어준의 그까이꺼 아나토미'의 </FONT>상담&칼럼을 모은 <FONT color=#3058d2><건투를 빈다></FONT> 입니다.<br />
<br /> 저는 살아가면서 될 수 있으면 삶에 대한 부담감 따위는 버리고 널널하게 살고 싶어하는 인간인지라, 대학 전공 같은 것에 연연해하거나, 국어교사라는 것은 생각하고 살지 않으려 하지만, 취향이란 것은 어쩔 수 없어서 요즘 유행하고 있는 '처세술'이나 '자기관리', '자기계발서' 와 같은 실용적인 책들은 왠지 거의 읽고 있지 않습니다. <br />
좀더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br />
위에서 언급한 류의 책들은 독자들의 감성을 고양시켜 인생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준다기 보다는 좀더 현실적인 면에서의 상상력,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내일에 대해 마치 로또와 같은 희망을 가지게 해주고 현실의 자신의 모습을 반성할 수 있게 해주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겠지만, <br />
남들의 말을 잘 믿지 못하는 저는 그 글을 쓴 사람의 인생은 정말 그렇게 술술 잘풀리고 있는 건지 의심스러워하는 마음이 크기도 하고, 좀더 건방지게 말씀드리자면, 그정도 정론적인 이야기는 나도 할 수 있겠다, 별로 배울 것이 없다 생각하여 서점에 가도 손에 들어보지 않는 것입니다. <br />
하지만 그런 생각은 온전히 제가 책을 선택하는 기준에서만 말씀드리는 거지, 저와 다른 분들에게는 그런 책이 삶의 방향을 잃었을 때, 어느 정도의 위안과 지침을 제공해줄 것이라는 것을 또 인정하지 않을 수 없어서 감히 다른 분들에게 감놓아라 배놓아라 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br />
<br /> 그런 제가 '인생 메뉴얼' 이라고 부제가 붙어 있는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br />
'김어준'이라든지, '딴지일보'에 대해서는 익히 알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딴지 폐인'이라고 할 만큼 그것들을 신뢰하는 편도 아니어서 아마도 <FONT color=#3058d2>'블로거 서평단'</FONT>에 선정되지 않았다면 역시나 결코 읽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만, 다행히 이 책은 상당히 재미있게 읽었다는 것을 먼저 밝힙니다.<br />
<br /> 일단, 책의 구성은<br />
현대를 살아가는 불특정다수의 질문자들이 던지는 대중없는 질문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여 '김어준' 자신의 실생활에서 깨달은 삶의 방법들을 단도직입적인 어법으로, 딴지 걸듯, <FONT color=#e31600>조언 조금하고, 엄청 질책하고 무안주는 </FONT>그런 식의 QnA가 '나', '가족', '친구', '직장', '연애'의 챕터별로 묶여있습니다. 그리고 중간 중간 짧은 칼럼식의 '김어준'표 세계관들이 펼쳐져 있지요.<br />
<br />
이 책을 보다보니 사람들 참 가지가지의 방법으로 살고 있고, 참 별의별 고민들을 다 품고 살아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그 이야기들이 나의 이야기들과 전혀 무관하지 않고 한 이야기의 어느 측면은 나의 이야기와 같아서 고민들마다 감정이입을 팍팍하면서 읽었습니다. <br />
때문에 <FONT color=#3058d2>'어? 이 질문은 내 이야기인데? 고민좀 풀릴까나?'</FONT> 하고 읽어가다가 '김어준'에게 된통 욕지거리를 듣고 정신이 번쩍 들게 되는 그런 요상한 책인데, 그게 은근 중독성이 있어서 술술 끝까지 다 읽게 되고 말았습니다.<br />
그래서 책을 읽는 동안, 남의 이야기에 귀가 솔깃해지는 '관음증'과 욕을 들을 수록 더 읽게 된다 점에서 '마조히즘'이 내 안에 내재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읽게 되었다는 효용이 분명히 있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br />
농담은 이쯤하고요. <FONT color=#3058d2>(농담이라구요. 농담.)<br />
</FONT><br />
책을 쭉 읽어가는 동안 '김어준'이 이 책에서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은 어쩜 의외로 간단하고 단순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그가 머릿말에서 밝히고 있는 것이 이야기의 시작과 끝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br />
결국 우리가 사는 이유는 행복해지기 위해서 인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문제점. <FONT color=#3058d2>'자존감' </FONT>결여, <FONT color=#3058d2>'자기 객관화' </FONT>부재로 말미암아 내가 무엇을 해야 행복한 건지, 내가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 내가 왜 행복해야 하는 건지를 모르고 살아가고 있으니, 어리광 그만 부리고, 그것부터 찾아봐라...라고 '김어준'은 말하는 듯 했습니다.<br />
<br /> 무엇보다 이 책의 장점은 다른 '인생지침서'들과 달리 <FONT color=#3058d2>'이것이 정도'</FONT>라고 제시하지 않고, 다만 현 상황을 정신차리고 보게만 해준다는 것입니다. 또,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민을 상담할 때, 그것이 오로지 자신의 문제일 뿐이라고 세계의 중심에 자신만을 놓고 주변의 모두를 공전운동 시키면서 파악하기 때문에 해석이 잘 안되는 거라고 엄청 뭐라 한다는 것입니다.<br />
<br />
<FONT color=#e31600>Q : 스무 살인데 미래에 대한 갈피를 못 잡겠어요.<br />
</FONT><FONT color=#3058d2>김 : 대학생인데, 어른 행세 해야 할 것 같은데 관점, 소신 부재하고 진로는 커녕 내가 누군지도 갈피가 안 잡혀요. 아 망연자실에 요령부득, 이런 소린데, 우선 이것부터. 당신 정상이야. 우리나라에서 그 나이에, 아는 척 떠든다.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하는 소리야. TV에서 본 거 + 남들 이야기<br />
<br />... '나'를 물끄러미, 위에서 아래로, 바라본다 생각해보자. '그'의 좌표에서 '나'를 바라보는 거다. 그 능력을 자기객관화라 한다. 어른과 아이를 결정적으로 구분 짓는 능력이다. 지성이 바로 여기서 출발한다. 이게 안 되면 어른, 아니다. 이건 주름살처럼 절로 안 생긴다. 이두박근처럼 획득해야 하는 거라고. 어떻게. 내 평면으로부터 벗어나라. 등짝 붙일 공간만 있어도 집, 나오는 거다. 졸업 전까지 최대한 자주 이나라 떠라. 어떻게든 내 평면 밖으로 나가라. 그렇게 나와 다른 걸 조우한 분량이 충분히 되면 어느 순간, 그게 된다.<br />
</FONT></DIV>
<DIV style="TEXT-ALIGN: right"><FONT color=#3058d2>(p. 38~40)<br />
</FONT></DIV>
<DIV><br />
<FONT color=#e31600>Q : 내 돈은 내가 관리하고 싶습니다.<br />
</FONT><FONT color=#3058d2>김 : 놀랍다. 정상적 사회생활 하는 스물여덟 살 성인이 이런 이야기를 한다는게. 당신, 어른이야. 어른이 뭔가. 제 몫 기꺼이 감당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 순간, 아이는 어른이 되는 것이고. 그런데 그 수난을 아예 겪지 않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리고 부모는 그걸 사랑이라 착각한다.<br />
... 당신이 부모의 보호를 어느 순간부터 거부하면, 부모, 서운할게다. 그러나 그건 세상 모든 부모가 거쳐가는 부모의 통과의례다. 그건 그것대로 온전히 부모의 몫이라고. 당신이 대신할 수 없는 거다. 당신은 지금 당신이 대신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부모가 생략하고 건너 뛸수도 없는 것 때문에 고민하고 망설이느라 정작 자신의 삶이 지체되고 있다는 걸 깨닫지 못하고 있다. ... 그러니 사실 지금 걱정해야 할 건 부모가 아니라, 바로 당신 자신이다.<br />
... 당신은 이제 '누군가의 아들'이 아니라 '누군가'가 되어야 할 나이다. 만에 하나, 당신이 아무리 요청해도 걱정된다며 당신들이 계속 통장을 쥐고 있겠다면, 그땐 월급이 문제가 아니다. 집, 나오시라. 당신이 지금 위탁 관리하고 있는 건 월급이 아니라 당신 삶 자체니까.<br />
</FONT></DIV>
<DIV style="TEXT-ALIGN: right"><FONT color=#3058d2>(p. 121~123)<br />
</FONT></DIV><br />
그가 하는 말의 모두를 긍정할 순 없겠지만, 일견 타당한 면들이 없지 않습니다.<br />
더군다나, 내가 키우고 있는 우리 철부지들을 생각해보면 <FONT color=#3058d2>'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남들보다 성공할 수 있을지'</FONT>를 이야기하는 것보다. 이렇게 <FONT color=#3058d2>'니가 지금 산다는게 뭔지 알고나 하는 소리냐, 웃기지 좀 마라'</FONT>고 호통을 치는 일들이 훨씬 유용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br />
저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나에게 지금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곰곰히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한 편으로는 '이 말대로만 된다면야... 반대일 수도 있잖아... 사람 사는게 어디 그리 생각대로만 되는 건가.. '하는 생각이 없진 않았지만, 지금 내 안에 빠져서 흐트러지고 있던 판단력을 되돌아보게 되었으니, 저에게 있어서는 매우 유용한 책이었다고 생각합니다.<br />
<br /> 물론 <FONT color=#e31600>단점도</FONT> 있었습니다. <br />
사람들의 고민들이 비슷한 것도 없지 않고, 앞에서 말했듯, 그 고민들의 근원이 비슷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FONT color=#3058d2>동어반복</FONT>의 같은 해결책들이 이야기 되는 것 같았거든요..<br />
하지만 그건 이런 책들의 특성상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이 책을 읽고 내 고민의 모든 해법을 다 찾아낼 것 처럼 의존하게 된 내 기대가 큰 실망을 불러왔다고 생각이 들기도 했고요.<br />
'김어준'도 책에서 잠깐 언급하는 것 같은데, 모든 것이 절대적이라고 생각하면 안되는 거겠죠. '자기 계발서'나, '인생 지침서'들을 읽어서 얻는 효용. 분명히 있을 건데, <FONT color=#3058d2>그게 절대적이라고 믿어버리면 안된다는 겁니다.</FONT> 근데, 제가 이책을 읽으면서 그럴 뻔 했군요..ㅋㅋㅋ 그래서 귀가 얇은 저는 이런 책을 보면 안되는 겁니다..<br />
<br /> 암튼,<br />
'김어준'의 독설 어린 말투가 그리 달갑지않으신 분들에게는 별로 내키지 않는 책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꽤나 재미있게 감정이입해가며 읽을 수 있는 가벼운 책입니다. 저또한 중간 중간 낄낄대면서 읽기까지 했으니까요.<br />
신년을 맞이하면서 새로운 삶을 다짐할 때, 한 번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합니다.<br />
<br />
<CENTER>
<DIV class=ttbReview>
<TABLE>
<TBODY>
<TR>
<TD><A href="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1847980&ttbkey=ttbbachjd1623001&COPYPaper=1"><IMG alt="" src="http://image.aladdin.co.kr/coveretc/book/covermini/8971847980_1.jpg" border=0></A></TD></TR></TBODY></TABLE></DIV></CENTER><p><strong><a href="http://cha2.co.kr/163?commentInput=true#entry163WriteComment">댓글 쓰기</a></strong></p>바다의 기별 - 명석한 언어의 세계차이와결여http://cha2.co.kr/1602009-05-26T21:19:36+09:002008-12-16T15:26:03+09:00<DIV style="TEXT-ALIGN: center"><br /></DIV>
<DIV><div class="imageblock center" style="text-align: center; clear: both;"><img src="http://cha2.co.kr/attach/1/XfSEaj0Eze.jpg" alt="이미지 출처 - Yes24" height="400" width="273" /><p class="cap1"><바다의 기별> 겉표지</p></div><br /><br />* 바다의 기별 김훈 에세이<br />* 김훈, 생각의 나무<br />* 위드블로그 서평 캠페인 참여 도서<br /><br /><br /> 전직 한국일보 기자 이자, <FONT color=#3058d2><시사 저널></FONT> 편집장, 소설가, 자칭 자전거 레이서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FONT color=#3058d2>'김훈'</FONT>의 신작 에세이집 <FONT color=#3058d2><바다의 기별></FONT>입니다.<br /><br /> 저는 솔직히 그의 소설들을 별로 좋아하진 않았습니다.<br /> <FONT color=#3058d2><칼의 노래></FONT>를 그럭저럭 읽었고, <FONT color=#3058d2><현의 노래></FONT>는 사놓기만 하고 말았으며, <FONT color=#3058d2><남한산성></FONT>은 서점에서 잡았다 놓아다 하다 말았습니다.<br /><br /> 이와 같은 사태는 아무래도 제 독특한 특성을 반영한 상황일 것이 분명한데요, 처음 '김훈'이라는 이름을 접한 것은 에세이 <FONT color=#3058d2><빗살무늬토기의 추억></FONT>에 관한 서평을 서점에서 접했던 것이었고, 머리가 하얗게 세어있는 그의 모습에서 뭔가 진중한 느낌을 가졌엇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너무 어렸었지요. 그 다음에 '김훈'의 이름을 다시 들었던 것은 <FONT color=#3058d2><칼의 노래></FONT>에 대한 각종 매체의 극찬이었습니다. 당연히 귀가 얇은 저는 혹하는 마음을 가지고 <FONT color=#3058d2><칼의 노래></FONT>를 구입했습니다. 하지만 별다른 감흥을 느낄 수는 없었습니다.<br /> 서사는 지루했고, 장면은 스펙터클하지 못했으며, 대화는 대중없다고 생각했었습니다.<br /> 새로운 문체를 만들었다고 유려하고 장중한 문체라고 매체들은 이야기하고 있었지만, 한참이나 낭창하고 가벼운 일본소설들에 빠져있던 저는 그 마저도 고루하고 진부한 것으로 여기고 겨우겨우 다 읽었던 것 같습니다.<br /> 하지만, 역시나 귀가 얇은 저는 그의 다음 작품 <FONT color=#3058d2><현의 노래></FONT>를 사게 되었고, 그간의 선입견을 모두 없앤체 읽어보려고 노력했습니다만, 여전히 서가에 꽂혀만 있는 상황입니다.<br /><br /> 대신, 그가 전에 섰던 <FONT color=#3058d2><시사저널></FONT>의 편집자의 변은 좋아했습니다.<br /> 어쩔수 없이 태생이 그러한지라, 기자로써의 명석하고 냉철한 시선과 문체는 주간지라는 성격에 제대로 들어맞았으며 시대의 핵심을 찌르는 그 무엇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br /> 서정적인 글쓰기보다는 서사적인 글쓰기에 다소간의 비유와 해석적 시선이 곁들여진 문체가 아주 감칠맛이 났습니다.<br /> 하지만, 그의 소설은... <br /><br /> 그런데도,<br /> 그의 책이 나왔다고 하면 관심이 가는 것은 어쩌면 애증의 결과일지 모릅니다.<br /> 애써 외면하지 못하고, <br /> 나 아닌 수많은 사람들이 읽고 감탄하는 '김훈'의 문장을 혹시 내가 스쳐지나가듯 읽은 것이 아닌가, 내가 놓친 무엇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FONT color=#3058d2><바다의 기별></FONT>을 잡았습니다.<br /><br /> 책의 목차를 보니,<br /> 몇 몇 편의 에세이들과 뒤에는 수상소감이, 혹은 책의 서문이...<br /> <FONT color=#3058d2>'이거 순 날림 아니야?'</FONT> 하는 생각이 없지 않았습니다.<br /> 물론 에세이, 수필이라고 하면, 여러 가지 자유로운 글쓰기들이 모두 포함될 수 있는 것이겠지만, 어느 정도의 달변과 달필의 경지에 이르지 않는 한 아니면, 어느 정도의 분량을 채울 정도의 저작이 있지 않는 한, 한 작가의 서문이나 수상소감등을 모아서 책을 엮는 경우가 흔치 않기도 했고, 거기에다 그가 했던 '강연'의 원고까지 추려서 함께 묶여있으니, 그의 문체의 실체를 조금이나마 탐색해보고자 했던 저에게는 일방적 배신과 같은 느낌이 들지 않을 수 없었으니까요.<br /><br /> 하지만, 이제까지 다른 책들에서 받았던 느낌들과는 달리 그의 첫 마디 '바다의 기별'이 '쾅'하고 가슴에 울리었습니다.<br /><br /><FONT color=#3058d2> 다시 '사랑'의 메모장을 연다. '시선'이라는 단어가 적혀 있다. '강'이라는 단어도 적혀 있다. '시선'을 적은 날은 봄이었고, '강'을 적은 날은 가을이었다. 봄에서 가을 사이에는 아무런 메모도 없었다. 메모가 없는 날들이 편안한 날들이었을 것이다. '시선' 밑에는 '건너가기'라고 적혀 있고, '강' 밑에는 또 '혈관'이라는 말이 적혀 있다. '농수로'도 있고, '링거주사'도 보인다. 불쌍해서 버리고 싶은 단어들인데, 버려지지가 않는다.<br /> 내가 당신과 마주앉아 당신의 이름을 부를 때 당신이 숙였던 고개를 들어서 나를 바라보았고, 당신의 시선이 내얼굴에 닿았다. 당신의 시선은 내 얼굴을 뚫고 들어와 몸속으로 스미는 듯했고, 나는 당신의 이름을 부르는 나의 목소리에 이끌려, 건너와서 내게 닿는 당신의 시선에 경악했다. 내가 당신의 이름을 부르는 그 부름으로 당신에게 건너가고 그 부름에 응답하는 당신의 시선이 내게 와 닿을 때, 나는 바다와 내륙 하천 사이의 거리와, 나와 코끼리 발바닥 사이의 시간과 공간이 일시에 소멸하는 환각을 느꼈다.</FONT><FONT style="TEXT-ALIGN: center" color=#3058d2><br /></FONT></DIV>
<DIV style="TEXT-ALIGN: right"><FONT style="TEXT-ALIGN: right" color=#3058d2>(p. 19)<br /></FONT></DIV>
<DIV><br /></DIV><FONT color=#3058d2> 내 빈곤한 '사랑'의 메모장은 거기서 끝나 있다. 더 이상의 단어는 적혀 있지 않다. '관능'이라고 연필로 썻다가 지워버린 흔적이 있다. 아마도, 닿아지지 않는 관느의 슬픔으로 그 글자들을 지웠을 것이다. 너의 관능과 나의 관능 사이의 거리를 들여다 보면서 그 두 글자를 지우개로 뭉개버렸을 것이다.<br /> 모든, 닿을 수 없는 것들과 모든, 건널 수 없는 것들과 모든, 다가오지 않는 것들과 모든, 참혹한 결핍들을 모조리 사랑이라고 부른다. 기어이 사랑이라고 부르는 것이다.<br /><br /> (p. 20~21)</FONT><br /><br /> 자신이 살고 있는 일산의 곡릉천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쓰여진 그의 깨달음은 세속적 사랑을 넘어서는 것이겠지만, 그게 깊이가 있든지, 그렇지 않든지 진실의 핵심만은 다가오는 것이어서,<br /> 닿을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속수무책의 감정을 '사랑'이라고 이름 붙였다는 것에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br /><br /> 그렇게 '바다의 기별'을 읽고 유년시절의 소방관과 관련된 '무사한 나날들'을 읽고, 벽초의 <임꺽정>과 관련된 '칠장사 기행'을 읽고 '말'과 '음악'에 대한 이야기인 '글과 몸과 해금'을 읽고 '박경리'선생님과 관련된 기억의 글 한 자락을 읽고 하며 나가가다 그가 강연했던 원고라는 '회상'과 '말과 사물'을 만나서야 그 문체의 실체를 어렴풋하게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br /><br /> <FONT color=#3058d2>나는 요즘 신문이나 저널을 읽기가 너무 어려워요. 왜냐하면 그 언어가, 이 사회적 담론이 의견과 사실을 구별하는 능력을 상실한 지 이미 오래됐기 때문에, 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가 없는 것이죠. 이 사회의 지배적 언론과 담론들이 의견을 사실처럼 말하고 사실을 의견처럼 말해버리는 거예요. 그걸 뒤죽박죽으로 말을 하니까 이런 언어는 인간의 소통에 기여할 수가 없는 것이고 이런 언어가 횡행할수록 인간 사이에는 소통이 아니라 단절이 심화되는 것이고 이 단절이 지금은 거의 다 완성되어 있는 것 같아요.</FONT><br />
<DIV style="TEXT-ALIGN: right"><FONT color=#3058d2>(p. 134)<br /></FONT></DIV>
<DIV><br /><FONT color=#3058d2> 신념의 언어보다 더 소중한 것은 자기 주변의 세계를 과학적으로 인식하는 태도입니다. 젊은이들은 자기 주변을 과학적으로 인식하는 힘이 너무 부족해요. 우리 젊은이들은 자기 주변과 세계를 정서적으로 인식하는 성향이 강합니다. 세계를 정서적으로 받아들이던 아이들이 자라면 그 아이는 대개 그 세계를 이념적으로 이해하는 그런 인간이 되어버리더군요. 세계를 과학적으로 인식한다는 것은 언어의 훈련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br />소설을 쓰는 사람도 이 세계를 과학적으로 들여다보지 않으면 그걸 만들어 낼 수가 없는 것이죠.....<br />나는 내가 쓰는 언어가, 내가 사용하는 언어가 아주 명석한 사실에 입각한 과학성에 도달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을 이루어내기는 그리 쉬운 일은 아니더군요.<br /></FONT></DIV>
<DIV style="TEXT-ALIGN: right"><FONT color=#3058d2>(p. 149~150)<br /></FONT></DIV>
<DIV><br />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그였기에 그의 글들은 정서적이기 보다는 사실적인 것에 더 관심을 둘 수밖에 없었을 것이고, 보다 유려함을 추구하기보다는 보다 이성적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문학인으로써 문학을 창작하는 사람이 문학적인 요소들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것이겠죠. <br /> 그가 생각하는 '명석한 언어'의 세계라는 것이 우리가 사용하는 일반적인 언어와 별개의 것은 아닐테니지만 그만큼 고민하고 깊이있게 단어들을 선택하고 배열하고 '조사'의 쓰임에 따라 달라지는 말의 깊이와 뜻에 집착했던 결과였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니,<br /> <FONT color=#3058d2><칼의 노래></FONT>를 쓸 때, <FONT color=#e31600>'하루 글을 쓰고 나면 몸이 버거워 이틀을 쉬었다'</FONT>고 말했던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br /><br /> 여튼,<br /> 이 한 권의 책만을 가지고 '김훈'의 모든 것을 평가하고 재단해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그러한 재주도 또한 저에게는 전혀 없는 만큼,<br /> 이제까지 재미없게만 받아들여졌고, 왜 그렇게들 좋다고들 하는지 알 수 없었던 '김훈'의 글들을 새로운 시각에서 새롭게 받아들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개인적인 의의가 있고요.<br /><br /> 아직 '김훈'을 접해보지 않은 분들이 가볍게 그의 글들을 접해볼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br /><br /> 앞에서도 말한 한 권의 책으로서의 가치는 좀 떨어지는 편이긴 하지만, <br /> '김훈'을 좋아하는 분들이시라면 아껴서 읽고 싶은 책이기도 하겠습니다.<br /><br /><br />
<CENTER>
<DIV style="WIDTH: 400px"><A href="http://www.withblog.net/campaign/link.php?p=aaon2XHhphNExybprFs4AcFKegPPALU4Z1C1oNjcEmA4dELEc%2FZUp7X%2BmMyAbQEP" target=_blank><IMG style="BORDER-TOP-WIDTH: 0px; BORDER-LEFT-WIDTH: 0px; BORDER-BOTTOM-WIDTH: 0px; BORDER-RIGHT-WIDTH: 0px" src="http://www.withblog.net/campaign/img.php?p=aaon2XHhphNExybprFs4AcFKegPPALU4Z1C1oNjcEmA4dELEc%2FZUp7X%2BmMyAbQEP"></A><A href="http://www.withblog.net/" target='\"_blank\"'><IMG style="BORDER-TOP-WIDTH: 0px; BORDER-LEFT-WIDTH: 0px; BORDER-BOTTOM-WIDTH: 0px; BORDER-RIGHT-WIDTH: 0px" src="http://www.withblog.net/common/images/bn_withblog.gif"></A></DIV></CENTER><br /><br /><br /></DIV><p><strong><a href="http://cha2.co.kr/160?commentInput=true#entry160WriteComment">댓글 쓰기</a></strong></p>연민 -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지독한 감정차이와결여http://cha2.co.kr/1542009-05-26T21:19:35+09:002008-12-15T11:14:14+09:00<br />
<div class="imageblock center" style="text-align: center; clear: both;"><img src="http://cha2.co.kr/attach/1/XGuuXbleah.jpg" alt="<연민> 겉표지" height="400" width="270" /><p class="cap1">이미지 출처 - Yes24</p></div><br />
<br />* 연민 <br />
* 슈테판 츠바이크, 이은화 역, 지식의 숲<br />
<br /><FONT color=#3058d2> <발자크 평전>, <광기와 우연의 역사></FONT>로 유명한 <FONT style="BACKGROUND-COLOR: #ffffff"><FONT color=#3058d2>'슈테판 츠바이크'</FONT>의 </FONT>연민입니다.<br />
'츠바이크'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하여 더이상 설명 드릴 수는 없지만, 다수의 전기소설들과 중단편들로 유럽에서는 굉장히 유명했던 사람으로 알려져있습니다.<br />
<br /> 뒤에 옮긴이의 말에 <FONT color=#3058d2>'그를 보려고 몰려드는 팬들 때문에 글쓰는 작업에 방해를 받아 잘츠부르크 그의 집 앞에 바리케이트를 쳐야 할 정도 였다'</FONT>라고 하는 것을 보니 그 인기가 가히 하늘을 찌를 듯 했던 것 같습니다.<br />
<br /> 그런 '츠바이크'는 당대의 유명인사들과 깊은 교감을 나누었는데, 그 중 <FONT color=#3058d2>'프로이트'</FONT>의 친구이기도 했다는 것이 이 소설을 읽는데 도움이 될 듯 합니다.<br />
<br /> 소설의 시작은 '1차 세계대전'의 영웅이었던 <FONT color=#3058d2>'호프밀러'</FONT>를 우연히 빈의 한 음식점에서 만나게 된 작가에게 '호프밀러'가 자신의 지난날의 실수에서 비롯된 일련의 사건들을 고백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액자소설입니다. 누구나 빠지기 쉬운 젊은 날의 감상적 감정에서 시작된 사건이 점점 그 깊이를 알 수 없게 진행되고 그 안에서 올바르게 행동하고자 끊임없이 자아를 성찰하는 주인공이 결국 운명이라는 힘을 벗어나지 못하고 결국 우연을 가장한 필연의 연속에서 좌절을 겪게 되는 <FONT color=#3058d2>'자아와 세계'</FONT>와의 대결을 보여주고 있는 이 소설은 치밀한 심리묘사와 상황 전개로 인해 시작부터 끝까지 흥미진진하게 이야기가 전개되어 400페이지가 넘은 꽤 많은 분량을 지루해하지 않고 읽을 수 있었습니다.<br />
<br /> 소설의 중심을 관통하는 중요한 사건인 '호프밀러'의 실수라는 것은,<br />
우연히 초대된 <FONT color=#3058d2>'케케스팔바'</FONT> 저택의 파티에서 실수로 다리가 장애인 소녀에게 춤을 신청한 것이었는데, '케케스팔바'의 외동딸이었던 그녀에게 상처를 주었다는 마음에 그녀를 찾아 방문하게 되면서 자신의 감정과 그녀에게 생겨난 감정의 깊이를 착각하는 데에서 출발하게 됩니다.<br />
평소 같았으면 쉽게 거부하고 말았을 그 연민의 감정이 주변의 여러 상황과 함께 '연민'인지, '동정'인지, '사랑'인지 알 수 없을 혼란에 빠져들어 결국에는 피하지 못할 비극적 상황에까지 이르는 동안 '호프밀러'의 감정 변화와 사고의 파고를 작가는 치밀하고도 세세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br />
<br />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엉뚱하게도 지금보다 조금 더 어렸을 시절, <br />
<FONT color=#e31600> '정말 사랑한다면 그 사람이 장애를 가진 것 쯤은 문제가 되지 않아'</FONT>라고 생각하던 제 자신이었습니다. 그 때도 어렴풋이 그 상황의 내 감정이 연민이나 동정이 아니라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이라는 것이 전제되어 있는 생각이었지만, 몇 번의 만남과 이별을 거치는 사이 사랑한다는 감정에는 수없이 많은 감정들이 뒤섞여 있음을 알게 되고 그런 내 다짐이 헛된 것임을 알게되었습니다.<br />
멀쩡한 정신과 멀쩡한 육신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순수하게 교류되기 힘든 것이 사랑이라는 감정인데, 어떤 한 요소가 결핍되어 있다는 것, 그것이 결코 나아지지 않으리라는 것이 확정되어 있는 상황이라면 성인과 같은 이타심을 가지지도 못한 내가 그 상황을 극복한다는 것이 쉽지 않으리라는 생각인거죠.<br />
<br /> 여튼,<br />
장애라는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사랑할 때 조심해야 할 것은 '연민'이라는데에는 별 다른 이견이 없을 듯 합니다. <br />
가만히 제 자신을 돌이켜 봤을 때, 누군가를 '연민'의 감정으로 사랑해본 적은 없었던 것 같지만, '연민'으로 사랑받아 본 적은 있었던 것 같고, 그 끝은 처참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br />
<br /> '연민'이라는 감정 자체에 상대에 대한 깊은 배려심이 전제되어 있기 때문에, '사랑'에 필요한 '이해심'과 혼동될 여지는 많은 것이겠지요.<br />
한 때는 저도, 상대방이 가진 결핍된 부분에 매력을 느끼는 것이 아닌가,<br />
무언가 뒤틀어져보이는 그 부분이 매력으로 다가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br />
그 부분을 제가 가진 능력으로 채워가면서 상대방이 좀더 아름다운 모습이 될때, 그 옆에 있는 보람을 느꼈다고나 할까요... <br />
그리고 그런 부분이 다 채워지고 나면 제 스스로 흥미(?)를 잃어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요.<br />
지금은, 그냥 단순이 눈이 높을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br />
<br /> 여튼,<br />
순간적인 '연민'으로 이루어진 사랑은 결국은 대상에 대한 '연민'의 감정이 일방적이라는 태생적 한계 때문에 사랑으로 발전한다는 것은 너무나 힘든 일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br />
<br />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br />
저는 '호프밀러'의 감정보다 '케케스팔바'의 외동딸, 연민의 소녀 '에디트'의 감정이나 행동에 더 집중이 되었는데요.<br />
10대 소녀인 그녀, 장애에서 비롯된 왜곡과 과장의 감정이 이룰수 없는 사랑에 대한 감정이라는 것을 십분이해하면서, 그런 상대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호프밀러'의 착하고 바보스러운 생각에 '연민'을 가지게 되었습니다.<br />
<br /> 또한,<br />
'슈테판 츠바이크'의 치밀한 심리묘사와 요소요소에 배치된 필연적 사건들의 관계가 꽤나 밀도있게 구성되어 있어서 그의 다른 소설들인 <FONT color=#3058d2><발자크 평전></FONT>, <FONT color=#3058d2><광기와 우연의 역사></FONT>등도 읽고 싶어졌습니다.<br />
<br /> '프롤로그'에서 서술자는 이 이야기가 거의 실화라고 밝히고 있는데,<br />
실제로 제가 그런 상황을 맞이한다고 해도 별 다를 것이 없지않을까...<br />
인간이 가진 <FONT color=#e31600>'측은지심'</FONT>이라는 것이 때로는 저런 결과도 가져올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br />
<br /><br />
<br /><p><strong><a href="http://cha2.co.kr/154?commentInput=true#entry154WriteComment">댓글 쓰기</a></strong></p>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 - 마르셀 프루스트로 읽는 인생의 지침들차이와결여http://cha2.co.kr/1472009-05-26T21:19:34+09:002008-11-30T23:07:52+09:00<br />
<div class="imageblock center" style="text-align: center; clear: both;"><img src="http://cha2.co.kr/attach/1/XCsG0018ZN.jp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400" width="320" /></div><br />
<br />*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 (How proust can change your life)<br />
* 알랭 드 보통, 지주형 역, 생각의 나무<br />
<br /> 처음 <FONT color=#3058d2>'알랭 드 보통'</FONT>을 알게 된건 <FONT color=#3058d2><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FONT>, <FONT color=#3058d2><우리는 사랑일까></FONT>를 통해서 였습니다. 그이의 섬세한 감정의 글쓰기와 사유들이 나의 그것과 너무나 일치 하는 것을 발견하게되고, 그때 내가 고민하고 있던 많은 문제들이 나만의 괴로움이 아닌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겪은 고민들임을 깨닫게 되면서 위안을 받았었지요.<br />
덕분에 '알랭 드 보통'에 대한 관심은 지대하게 높아졌습니다.<br />
하지만, 그의 책은 여러번 곱씹어서 읽어야 하기때문에<FONT color=#3058d2>(제가 이해력이 딸리는 건지도..)</FONT> 선뜻 손에 쥐어지질 않았고, 또 여러 방면을 통해 알아본 결과 그가 소설만을 쓰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소설에서 받았던 감동을 자칫 잃어버리게 될까 망설였습니다.<br />
그러다가 '알라딘'에서 반액 세일을 하는 바람에 덜컥 두 권을 구입하게 되었고, 그 중에 한 권이 바로 이 책 <FONT color=#3058d2><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FONT> 입니다.<br />
<br /> 아시겠지만, 이 책은 소설이 아닙니다.<br />
넓은 범주에서는 '에세이'라고 볼 수도 있겠는데, <FONT color=#3058d2>'프루스트'</FONT>에 대한 다양한 자료들을 통하여 그의 삶에서 우리가 배워야할 가치들을 끄집어내고 있으므로 '프루스트 평전'이기도 합니다. 또 삶의 지침들과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준다는 점에서 '자기계발서' 이기도 하구요. <br />
아무튼, 요새 한창 유행하고 있는 무규칙적 글쓰기의 전형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만, 일단 저는 <FONT color=#3058d2><U>'철학 에세이'</U></FONT>라고 여기고 싶습니다. <br />
<br /> <FONT color=#3058d2>'마르셀 프루스트'</FONT>는 <FONT color=#3058d2><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FONT>라고 하는 명작을 저술한 프랑스 작가입니다.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작품은 여러모로 유명한데 한 가지 사물을 묘사하는데 몇 페이지가 넘는 다거나, 한 문장이 한 페이지를 넘어가는 등 섬세하고 자세한 묘사와 만연체 문장 그리고 탁월한 심리묘사로 인해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되는 소설입니다. 또한, 주인공이 '마들렌'을 한 조각 먹으면서 그 냄새을 통해 되살아나는 기억으로 진행되는 기억 속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흔히 우리가 <U>어떤 냄새에 의해 잃어버렸던 기억을 찾아내게 되는 현상</U>을 '프루스트 현상'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br />
<br />그 런데, 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작품이 무려 15년 동안 쓰여진 7부에 이르는 11권의 소설이기 때문에, 쉽게 읽히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br />
저역시, 학교 도서관에 꽃혀있는 것을 보고 도전하려고 뽑았다가 몇 페이지 못 읽고 반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언젠간 다시 도전해야겠지만요... 아무튼....<br />
<br /> 아무튼,<br />
'알랭 드 보통'은 '프루스트'의 <일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나오는 많은 인물들과 그 인물들의 사고를 분석하고, 거기에 '프루스트'가 남긴 서간문, 그의 일화들을 하나씩 끌어들이면서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 필요한 9가지의 지침들을 제시해나가는데, 이것이 또 가장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삶의 지혜들입니다.<br />
<br /> 각 장의 제목은 이렇습니다.<br />
<FONT color=#3058d2> '하나, 현재의 삶을 사랑하는 법', <br />
'둘, 자신을 위한 독서법', <br />
'셋, 여유 있게 사는 법', <br />
'넷, 훌륭하게 고통을 견디는 법', <br />
'다섯, 감정을 표현하는 법', <br />
'여섯, 좋은 친구가 되는 법', <br />
'일곱, 일상에 눈을 뜨는 법', <br />
'여덟, 행복한 사랑을 하는 법', <br />
'아홉, 책을 치워버리는 법'</FONT><br />
<br /> 이 이야기들을 통해서 '알랭 드 보통'이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의 핵심은 <br />
우리가 살면서 겪게 되는 많은 문제들은 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나 판단들을 통해서 대상에 대한 그릇된 판단을 내리게 되므로써 야기되는 것들이므로 우리는 어떤 것이라도 맹목적으로 판단하거나 재단해서는 안되며, 자신의 삶을 사랑하기 위해서 남들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br />
그리고 마지막에는 그러한 문제들을 타인의 조언이나 책들을 읽으면서 위안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그런 것들 역시 위안이 되어줄 뿐, 그 안에 삶의 해답이 있는 것이 아니므로 결국에는 모든 것을 버리고 자신이 스스로 발전해나가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br />
<br /> 결국, 책의 구성을 유심히 살펴볼 때, <br />
'알랭 드 보통'은 앞에서 그가 제시했던 많은 이야기들을 역설적으로 부정하면서 독자들에게 실질적인 깨달음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는데, 저역시 책을 읽는 동안 '역시 알랭 드 보통이야~' 하면서 감탄을 하고 읽다가 그의 말에 많은 것들을 끼워맞추게 되었다가 마지막을 읽고서는 많은 것들을 깨달았습니다.<br />
<br /> 하지만, <br />
저는 그냥 평범한 사람이라서요. 아래와 같은 구절들을 만나면서 위로를 많이 받기 때문에 아직 '알랭 드 보통'이 말하는 것 처럼 '책을 치워버릴'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br />
<br /><br />
<FONT color=#3058d2> Q:평균적인 인간이라면 얼마나 오랫동안 이해할 거라고 기대할 수 있을까?<br />
A: 완전히 이해한다고? 대개는 15분 정도밖에 기대할 수 없다. 소년 시절, 프루스트의 화자는 샹젤리제에서 놀고 있을 때 만났던 아름답고 활발한 질베르트와 친구가 되길 간절히 바랐다. 그의 소망은 결국 실현되어 질베르트는 그의 친구가 되고, 그를 자신의 집에 정기적으로 초청해 차를 함께 마신다. 거기서 그녀는 그에게 케이크를 잘라 주고, 그가 원하는 것을 주며, 큰 애정을 가지고 그를 대접한다.<br />
그는 행복했지만, 곧 그다지 행복하지 않게 된다. 매우 오랫동안, 질베르트의 집에서 차를 마신다는 생각은 모호하고도 비현실적인 꿈과도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응접실에서 15분을 보낸 후에 모호하고도 비현실적이 되기 시작한 것은 그가 그녀를 알기 전의 기억, 그녀가 그에게 케이크를 잘라주고, 애정으로 대하기 전의 기억이었다.<br />
그 결과 그는 자신이 받고 있는 호의의 소중함을 알지 못할 수밖에 없다. 그는 무엇을 감사해야 하는지 곧 잊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질베르트가 없었던 때의 삶의 기억은 사라질 것이고 그에 따라 감사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표도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br />
</FONT>
<DIV style="TEXT-ALIGN: right"><FONT color=#3058d2><EM>(p221. 여덟, 행복한 사랑을 하는 법)<br />
</EM></FONT></DIV>
<DIV><br />
<br /> 이 책은 아쉽게도, 번역이 잘된 책인 것 같지는 않습니다.<br />
다분히 철학적이고, 분석적인 글이어서 그런 것 같기는 하지만, 여러가지 꼭 있어야 할 문장성분들이 생략되어 있어서 주어와 서술어가 잘 호응되지 않아서 매우 집중해서 읽어야했습니다.<br />
뭐 덕분에 몇 번씩 생각하면서 한 문장을 읽게 되어 깊이가 생겼던 것도 같지만, 독자로써 썩 유쾌한 일은 아니었습니다.<br />
그나마 '알랭 드 보통'의 책이기에 그냥 넘어가 주는 거죠.<br />
<br /> 책의 내용은 참 참신하고 괜찮았던 것 같은데, <FONT color=#3058d2>(장정도 예쁘고)</FONT> 번역이 반은 깎아먹는 책이 아닐까 합니다.<br />
그래도, 뭔가 삶의 고통과 고민들에 대해서 원론적인 이해를 하고 싶다면 공들여 읽어 볼 만한 책입니다.</DIV><p><strong><a href="http://cha2.co.kr/147?commentInput=true#entry147WriteComment">댓글 쓰기</a></strong></p>불멸의 15人 시공초월 맞장 인터뷰 - 역사적 인물들에 대한 주관적 보고서차이와결여http://cha2.co.kr/1392009-05-26T21:19:34+09:002008-11-19T15:11:35+09:00<br /><div class="imageblock center" style="text-align: center; clear: both;"><img src="http://cha2.co.kr/attach/1/XZaV8Yxegz.jpg" alt="이미지 출처 - Yes24" height="400" width="313" /><p class="cap1"><불멸의 15人 시공초월 맞장 인터뷰> 책 표지</p></div><br /><br />* 불멸의 15人 시공초월 맞장 인터뷰<br />* 김중현 외 14인, 서해문집<br /><br /> 대부분의 출판사들이 그러하지만 <FONT color=#3058d2>'서해문집'</FONT>에서는 간혹 참신한 기획의 알찬 책들을 펴내주어서 꽤나 믿음이 가는 출판사 중에 한 곳인데 마침, 후배 J양의 추천으로 소개받은 책이 '서해문집'에서 나온 <FONT color=#3058d2><불멸의 15人 시공초월 맞장 인터뷰></FONT>였습니다.<br /> 추천의 이유는, <br /> 요새 내가 <FONT color=#3058d2>'인터뷰'</FONT>라는 형식에 폭 빠져있었던 탓에 내가 흥미 있어 할 것 같다는 것 한 가지,<br /> 15명의 역사적 인물들이 등장하는 탓에 <FONT color=#3058d2>'얇고 넓게'</FONT>라는 나의 독서취지에 부합한다는 것 한 가지,<br /> 다 읽고 그리 어렵지 않으면 애들 수행평가 과제로 제시하기에 적절할 것이라는 이유였는데요.<br /> 저도 처음 목차를 보고선, 관심있어하고 좋아라하는 인물들이 대거 등장하기에 바로 주문하였습니다.<br /><br /> 다음은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명단입니다.<br /><FONT color=#3058d2> (샤드, 카사노바, 가롯 유다, 연산군, 대원군, 김옥균, 이승만, 광개토대왕, 덩샤오핑, 체 게바라, 박지원, 황진이, 히치콕, 이소룡, 체호프)</FONT><br /> 이렇게 많은 인물들이 어떠한 기준으로 선정되고, 또 어떠한 사람들에게 <FONT color=#3058d2>'가상 인터뷰'</FONT>가 맞겨진 것인지 궁금하였는데요. '가상 인터뷰'는 '(주)청년의사'에서 발행한 <FONT color=#3058d2>월간지 <CURO></FONT>에 연재되었던 <FONT color=#3058d2>'死者와의 대화'</FONT>라는 꼭지를 모은 것이라고 책 한 부분에 쓰여있더군요. 여튼 각 인터뷰를 진행하는 '인터뷰어'들은 그 인물들에 대해 나름의 애정을 가지고 연구를 하거나, 책을 내거나, 한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br /><br /> 다시 정리해서 말씀드리자면, <br /> <U>역사적으로 유명한 인물들에 대해 나름의 애정과 학식을 갖춘 사람들을 인터뷰어로 선정한 뒤에 그들이 각 인물들과 가상의 인터뷰를 진행한다는 설정</U>인데요. 아무래도 이미 죽은 사람들과 인터뷰를 나누게 되다 보니 상당부분을 소설적 기법에 의지하여 <FONT color=#3058d2>픽션의 형식으로 표현</FONT>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소 코믹한 부분들도 있는 것이 사실이기도 하고, 내용이 사실적으로 받아들여지기 보다는 허구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는데, 그건 읽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조금씩 다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br /><br /> 이 책의 <FONT color=#3058d2><STRONG>장점</STRONG></FONT>이라고 한다면,<br /> 앉은 자리에서 그것도 어렵지 않은 설명들을 통해서, 한 인물의 개략적인 정보들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일 겁니다.<br />그리고 혹여나 편견에 의해 왜곡되어있던 한 인물에 대한 배경지식을 반성해볼 수 있다는 점도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br /><br /> 이 책의 <FONT color=#3058d2><STRONG>단점</STRONG></FONT>이라고 한다면, <br /> 비록 한 권의 책으로 묶여 있기는 해도, 각 인터뷰마다 조금씩 설정은 달라서 <br /> 어떤 인터뷰에서는 역사적 인물의 전반적인 업적과 현재 그의 업적이 가지는 의미를 그 인물의 입을 통해 듣는 식으로 설정된 것도 있고, <br /> 또 다른 인터뷰에서는 <FONT color=#3058d2>'인터뷰어'</FONT>의 개인적인 애정으로 말미암아 그의 사적을 찬양하는 식으로 쓰여져있기도 합니다.<br /> 또한,<br /> 인터뷰어들이 그간 연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일반사람들에게 좀더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주고 싶은 의욕은 이해하겠지만, <FONT color=#3058d2>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정보들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나열하여 또다른 왜곡을 만들어내기도</FONT> 하는 것 같고, 때로는 <FONT color=#3058d2>이제까지 잘못 알려진 왜곡에 대해 해명을 하는 식으로 끝나버리는 경우도 있어</FONT>서 어처구니 없는 편들도 있었습니다.<br /><br /> 개인적인 의견으로는<br /> <FONT color=#3058d2>'사드' </FONT>편과, <FONT color=#3058d2>'카사노바'</FONT> 편은 개략적인 인물 소개에 그쳐버려서 하나마나 한 인터뷰가 되지 않았나 싶고, <br /> <FONT color=#3058d2>'이승만'</FONT>편의 내용은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기본적인 정보와도 전혀 다르게 <U>한 인물을 찬양하려는 의도로 </U>쓰여져 있어 객관성이 결여된 글쓴이의 태도에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br /> <FONT color=#3058d2>'황진이'</FONT>나 <FONT color=#3058d2>'연산군'</FONT> 편은 인물에 소설적인 인물성격을 너무 많이 부여하다보니, 말과 성격이 맞지 않아 실소를 자아냈습니다.<br /> 하지만,<br /> <FONT color=#3058d2>'체 게바라'</FONT>, <FONT color=#3058d2>'히치콕'</FONT> 편은 그래도 '인터뷰어'가 애정을 가지고 객관적인 정보를 제시하고자 노력하였고, 인물의 성격과 그의 인생관을 제대로 구현하고자 노력한 흔적이 엿보이는 글이었습니다.<br /><br /> 나름대로 이러한 결과가 만들어지게 된 이유를 생각해보았는데요,<br /> 의사선생님들을 대상으로 한 잡지이기도 하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약간은 전문적인 시각과, 급진적이지 않은 평범한 시각을 가진 '인터뷰어'들을 선정하려다보니, 보수적인 부분이 도드라져 보이게 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br /><br /> 그리고,<br /> <FONT color=#3058d2>'인터뷰'</FONT>라는 것이, <FONT color=#3058d2>'인터뷰이'</FONT>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최대한으로 글로 써내기 위해서 많은 준비와 많은 애정이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그 많은 준비를 아껴둔 채, 최대한 객관적인 입장에서 <FONT color=#3058d2>'인터뷰이'</FONT>의 말들을 보조하고,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것이 <FONT color=#3058d2>'인터뷰어'</FONT>의 역할이라는 것도, 그게 굉장히 어려운 것이라는 것도 깨달을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br /><br /> 그래서,<br /> 추천해 준 J양에게는 너무나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이 이 책은 비추입니다.<br /> <br /><br /><br /><br /><p><strong><a href="http://cha2.co.kr/139?commentInput=true#entry139WriteComment">댓글 쓰기</a></strong></p>눈먼 자들의 도시 - 눈을 뜨고도 보지 못하는 우리들에게차이와결여http://cha2.co.kr/1352009-05-26T21:19:34+09:002008-11-17T20:22:36+09:00<br />
<div class="imageblock center" style="text-align: center; clear: both;"><img src="http://cha2.co.kr/attach/1/XBiANhg7dG.jpg" alt="이미지 출처 - yes24" height="400" width="265" /><p class="cap1"><눈먼 자들의 도시> - 영문판 표지</p></div><br />
<br />* 눈먼 자들의 도시<br />
* 주제 사라마구, 정영목 역, 해냄<br />
<br /> 1998년도 95번째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FONT color=#3058d2>'주제 사라마구(Jose Saramago)'</FONT>의 <FONT color=#3058d2><눈먼 자들의 도시></FONT>를 읽었습니다. 서점을 지나다니면서 하얀색의 깨끗한 표지가 맘에 들긴했지만, 옆을 보니 비슷한 제목의 또다른 그의 작품 <FONT color=#3058d2><눈뜬 자들의 도시></FONT>, <FONT color=#3058d2><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FONT> 등등의 책들이 보여 <br />
<FONT color=#e31600>'이건 뭐 히트작 하나로 울궈먹게다는 건가?' </FONT>하는 아니꼬운 생각에 쉽게 손이 가지는 않던 소설이었습니다. 또한 주변 분들의 평도 그냥 평이한 편이어서 더더욱 그렇기도 했지요.<br />
<br /> 또, 개인적으로 <FONT color=#3058d2>'노벨문학상'</FONT>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 측면도 있습니다. <br />
<FONT color=#3058d2> '노벨상' </FONT>선정과정에는 문학적 업적은 물론 그 여타의 다른 부분들이 많이 작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요. <FONT color=#3058d2>'노벨상' </FONT>수상작가로 선정되면 우후죽순격으로 쏟아져 나오는 책들을 통해 작가의 다른 부분은 그다지 알지도 못한 채, 더군다나 다른 언어로 쓰여진 다른 나라의 문화를 접하면서 작가의 세계관이나 대외활동, 문학 외적인 가치관까지 평가하면서 소설의 작품성을 논의하기엔 제 역량으론 역부족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br />
<br /> 여튼, 그래서 안 읽고 있었는데, 요번에 생일 선물로 받고 말았습니다.<br />
그리고도 한참 다른 책들 때문에 한쪽 구석에 놓여져있었는데, 얼마 전에 <FONT color=#3058d2><눈먼 자들의 도시></FONT>가 영화로 개봉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고, 영화관에서 예고편을 자꾸 보다보니 봐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어, '그렇다면 책을 먼저 읽어야겠다'고 생각한 끝에 읽게 되었습니다.<br />
<br /> 너무 많이 알려져있고, 많은 분들이 읽으신 듯 하지만 간략하게 줄거리를 간추리면,<br />
<br /> 어느 날, 한 도시의 교차로에서 정차해있던 차의 한 남자가 눈이 멀게 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겉으로 봤을 땐, 눈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고, 또 앞이 어두워지는 일반적인 실명과는 달리 앞이 하얗게 보이는 '실명'이었지요. 그렇게 혼란에 빠진 그 사람을 부축하여 집에 데려다 주고, 차를 훔쳐간 사람 역시 눈이 멀게 되고, 차츰 도시 전체가 실명의 혼란에 빠져갑니다. 그 도시의 한 병원의 안과의사도 역시 눈이 멀게 되는데, 오직 의사의 아내만이 눈이 멀지 않은 채로 남편을 따라 도시 한 편에 마련된 수용소에 강제 수용당하게 됩니다. <br />
처음 그들을 수용할 당시에 정부는 그들에게 최소한의 인간적 대우를 약속하지만, 그런 약속이 지켜질리는 만무했고, 점차 눈먼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모두 비이성적인 상태로 빠져들게 되는데, 그들 사이에서 그나마 최소한 인간이기를 포기할 수 없는 눈이 멀지 않은 의사 아내와 그 주변 몇 명의 이야기가 책의 주요 내용입니다.<br />
<br /><br />
이 정도로만 줄거리를 말해드려도, 대부분 두 부류로 나뉘실 것 같습니다. <FONT color=#3058d2>'또 세기말적 혼란의 상황이야.. 지겨워..'</FONT> 또는 <FONT color=#3058d2>'오..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펼쳐질 것 같은데?' </FONT>둘 중 하나이겠죠.<br />
<br /> 저도 책을 읽기 전에는 절대적으로 첫부류에 속하는 사람이었습니다만, 소설을 다 읽고 나니, 이 소설이야 말로 영화화하기에 아주 적합한 흥미진진한 소재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br />
그래서 지금은 곧 보게 될 영화 <FONT color=#3058d2><눈먼 자들의 도시></FONT>가 매우 기다려집니다. 영화관에 갈 때마다 예고편을 봤는데, 예고편에 나오는 많은 대사들이 소설의 번역 그대로를 옮겨온 것 같더군요. 물론, 영화와 소설은 다르고 소설의 내용이 영화에 온전히 표현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함을 알지만, 그래도 기대가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이러다가 분명 실망할텐데요... <br />
<br /> 포르투갈의 작가 <FONT color=#3058d2>'주제 사라마구'</FONT>는 책 날개에 보니 젊은 시절의 오랫동안을 공산당활동에 투신했던 것으로 나옵니다. 그리고 육신의 기운이 이제 좀 사그라 드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을 만큼 늦은 나이에 소설을 발표하고 이내 최고의 작가로 떠오르게 되는데, 그의 소설이 포르투칼의 역사적 담론을 담고 있는 것이라고 여겨지는 것도 이러한 작가의 역사와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작가는 분명히 현실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눈을 가지고 있을 것이며, 그런 그의 시각이 어떠한 방법으로든 소설에 반영되어 있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죠. <br />
작가는 그런 시각으로 발견해내거나 깨달은 사회의 어두운 단면들은 평범한 일상에서는 쉽게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것이므로, 우리가 가진<FONT color=#3058d2>(그게 이성이었든, 문명이었든)</FONT> 어두움의 단면들을 끄집어내기 위해 '눈'을 멀게도 하고, 뜨게도 하고, 때로는 대륙에서 포루투칼이라는 땅덩어리를 떼어내기도 하고<FONT color=#3058d2>(<돌뗏목>), </FONT>자신의 다른 모습을 인정하기도 하는<FONT color=#3058d2>(<도플갱어>)</FONT> 것이 아닐까합니다.<br />
<br /> 이 소설의 설정 역시 마찬가지 일텐데요. 처음부터 눈이 먼 사내의 차를 도둑질하게 되는 사람의 모습에서 인간이 선한 마음 이면에 가지고 있는 또다른 모습을 조금 드러내다가 주인공들이 수용소에 들어가면서부터 직접적인 표현으로 보여주는데요. 그 곳에 모인 사람들이 보이는 <U><FONT color=#e31600>비이성적이고 동물적인 행동들에 거부감이 들면서도, 당연히 그렇게 되버릴 것이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FONT></U>은 저만의 생각이 아닐 것입니다.<br />
<br /> 생존을 위해 앞을 바라보지 못하고, 눈을 뜨고도 장님으로 살아가던 평범한 사람들은, 눈이 멀게 되자 더더욱 생존에 집착할 수밖에 없고 그러기 위해선 우리가 흔히 <FONT color=#e31600>'선의'</FONT>라고 부르는 것들을 포기해야만 합니다. 그러나 그런 고민들이 오래가지 않는 건 이들이 앞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죠. 남들이 나의 마음은 알 수 없는 것이고, 게다가 모습 조차 볼 수 도 없는 상황에서, 자신조차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없는 상황에서 유혹에 혹하기 쉬운 나약한 존재가 바로 인간이니까요..<br />
<br /> 여튼, 그 속에서 오로지 눈이 멀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들의 모습을 모두 바라보았기에, 의사의 아내는 절대 그들과 같은 모습이 될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br />
이렇게 소설은 독자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하는 듯, 진행을 해나가면서, <FONT color=#e31600>'결국 주인공들도 무너지고 마는 건가?'</FONT> 하는 생각이 들어서야 급하게 결말을 짓게 되는데,<br />
사실, 결말은 제 맘에는 썩 들지 않았습니다.<br />
뭔가 미진한 듯, 할말을 다 하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 할말은 다했으니, 정리는 알아서 하라는 식이어서요.<br />
<br /> 하지만,<br />
맨 마지막에, 작가가 의사와, 의사 아내의 대화를 빌려 우리에게 던져주는 메시지는 확실합니다.<br />
<br /> <FONT color=#e31600>"눈을 뜨고도 앞을 보지 못하는 우리들."</FONT> 이라는 메시지 입니다.<br />
<br /> 너무 빤하고, 너무 상투적이고, 너무 교과서적인 메시지 전달입니다만, 어쩜, 이렇게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를 해도, 못 알아 듣는 우리는 어쩜 <FONT color=#3058d2>'눈먼세상'</FONT>에서 살고 있는 것은 아닐런지요...<br />
<br /> 이 소설의 특이한 점은, 문장부호들이 의도적으로 빠져있고, 대화장면도 나눠지지 않아서, 주의깊게 읽지 않으면 누가 말하고 있는 건지 놓치게된다는 것인데, 뭐 저는 별로 게의치 않고 그냥 읽었습니다. 굳이 누구의 대사인지 확인할 필요까지는 없는 것 같아서요. <br />
<br />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br />
<FONT color=#e31600><U>주인공들이 모여서 생수를 크리스탈 잔에 따라서 나눠먹는 장면</U></FONT>인데요.<br />
이 장면은 이미지가 매우 아름답기도 했고,<br />
그 장면에서 <FONT color=#e31600>'생수'</FONT>가 가지는 의미를 절실히 알 것도 같아서.<br />
꼭 영화화 되었으면 하는 장면입니다..<br />
<br /> 20일이 개봉이에요.. 꼭 보러가야지...<br />
<br /><br />
<br /><br />
<br /><p><strong><a href="http://cha2.co.kr/135?commentInput=true#entry135WriteComment">댓글 쓰기</a></strong></p>미학 오디세이 3 - 현대 미술의 이해를 위한 결코 쉽지 않은 워밍업차이와결여http://cha2.co.kr/1212009-05-26T21:19:32+09:002008-11-03T20:20:17+09:00<P><br />
<div class="imageblock center" style="text-align: center; clear: both;"><img src="http://cha2.co.kr/attach/1/XRoVIlUIW3.jpg" alt="" height="400" width="270" /></div></P>
<P>* 미학 오디세이 3 - 피라네시와 함께 탐험하는 아름다움의 세계<br />
* 진중권, 휴머니스트<br />
<br /><br />
드디어, <br />
미학 오디세이 전3권을 마무리했습니다.<br />
사실 이 책은 틈틈히 읽을 만한 교양서는 아니고,<br />
쉽게 읽혀지긴 하나 깊은 내공을 담고 있는 책이어서 만만하게 읽으면 안되는데, 여러 가지의 상황상 어쩔 수없이 뜨문뜨문 읽고 말았지요.<br />
하지만,<br />
그 뜨문뜨문 읽는 과정에서도 전 3 권의 내용과 구성에 <FONT color=#3058d2>'진중권'</FONT>이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br />
<br /> 여담으로 먼저 말하면,<br />
2권까지 읽은 뒤에, 학교 도서관을 정리하다가,<br />
미학 오디세이 초판본을 발견하고는 반가운 마음에 먼지를 털고 들여다보았는데,<br />
그림들도 흑백이고, 활자체도 깔끔하지 못했습니다.<br />
그래서 한 편으로는 뒤늦게 알고 뒤늦게 읽게 된 것이 훨씬 다행이지 않은가 하는 바보같은 생각을 했다는 이야기...<br />
<br /> 3권의 내용은,<br />
이제까지, 합리주의에 의해 서술되어오면서, 일원론과 이원론의 입장에서 이야기하던 <FONT color=#3058d2>'플라톤'</FONT>과 <FONT color=#3058d2>'아리스토 텔레스'</FONT> 사이에, <FONT color=#3058d2>'디오게네스'</FONT>라는 탈 합리주의적, 자연주의적 인물을 등장시켜서 합리주의를 비판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합니다.<br />
<br /> 그러니까, 현대 미술로 가는 길을 선택하기 위해서, <FONT color=#3058d2><U>이전까지 이야기해왔던 것을 일단 모두 부정</U></FONT>하면서 시작을 하게되는데, <br />
이는 나중에, <br />
<FONT color=#3058d2> '가상'</FONT>과 <FONT color=#3058d2>'현실'</FONT>을 구분할 수 없음을 이야기 하며, 우리가 생각하는 <FONT color=#3058d2>'가상'</FONT>과 <FONT color=#3058d2>'현실'</FONT>을 나누는 기준마저 아무도 알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과 그 맥을 같이 하지요.<br />
<br /> 왜냐하면, <br />
이미 예술이 현실을 충실히 재현하는 것으로 그 존재가치를 증명하던 시기는 오래전에 끝이 났고, <br />
우리가 진리라고 믿었던 것들도,<br />
<FONT color=#3058d2> '진리(이데아)'</FONT>를 복제한 <FONT color=#3058d2>'복제품(현실)'</FONT>을 다시 <FONT color=#3058d2>'복제한 것(시뮬라르크)'</FONT>에 지나지않는 다는 사실을 알아버렸기 때문에,<br />
<FONT color=#3058d2> <U>우리는 <FONT color=#e31600>'가상'</FONT>과 <FONT color=#e31600>'현실'</FONT>을 구분해서 <FONT color=#e31600>'예술'</FONT>로 표현한 것이 아니라.<br />
</U><FONT color=#e31600> <U>'가상'</U></FONT><U>과 <FONT color=#e31600>'가상'</FONT>을 구분한 뒤에 <FONT color=#e31600>'시뮬라르크'</FONT>로 표현한 것</U></FONT>일 뿐이라는 것이었습니다.<br />
<br /> 그러니까, <br />
예술은 그 표현 안에, <U>기존의 관념과</U>, <U>질서와 표현형식들을 최대한 표현하지 않는 것이 최고의 재현</U>일 수 있는 것이어서, 캔버스 그 자체가 바로 '예술'이고 '진리'가 되는 것입니다.<br />
따라서,<br />
현대 예술가들은 실제의 사물을 미술의 재료로 사용하게 되는 것이고(오브제) 그 자체가 가장 현실에 가깝고, 진리에 가까운 것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br />
<br /> 거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br />
본래 '가상'을 규정했던 '현실'이 이제는 반대로<br />
'가상'을 위해 '현실'이 존재하고 '가상'에 맞춰 '현실'이 변화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지요.<br />
<br /> 이와 같은 이야기를 하기 위해,<br />
1권에서 <FONT color=#3058d2>'에셔'</FONT>, 2권에서 <FONT color=#3058d2>'마그리트'</FONT>를 끌어들였던 것 처럼 <br />
이번 책에서는 <FONT color=#3058d2>'피라네시'</FONT>라는 화가를 끌어들여서 설명하고 있는데요.<br />
<br /> 그리스 예술을 재현하려는 고전주의가 사그라 들고 바로크와 낭만주의가 등장했을 때,<U> 바로크 시대의 사람이면서 낭만주의를 표현</U>했던 <FONT color=#3058d2>'피라네시'</FONT>의 회화가 바로 <U>현대예술의 출발점</U>이라고 보고,<br />
또한 <br />
책을 쓰는데, 미적 엠블럼을 제공했던, <FONT color=#3058d2>'보르헤스'</FONT>의 글과 정확히 일치하는 <FONT color=#3058d2>'피라네시'</FONT>의 그림들을 보면서 현대 미학의 개념을 풀고있습니다만...<br />
<br /> 위에서 제에 중언부언하고 있는 것처럼,<br />
아직 저도 자세히 알지못하는 현대 미술의 개념들이어서 <br />
사실 이해하기가 만만치 않았고, <br />
어려웠습니다.<br />
<br /> 물론, 전편들처럼 쉽고 재미있게 진도는 나가지만,<br />
역시나 배경지식이 부족한 관계로 이해도는 많이 딸리는 글읽기가 되고 말았다는 것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br />
<br /> 나중에 시간을 내서,<br />
1, 2, 3권 연속 책읽기에 도전해야겠다는 굳은 마음을 먹으면서,<br />
현대 미술에 대해 관심있는 분들에게 추천하면서,<br />
개인적으로 나름의 의미가 있었던 <FONT color=#3058d2><미학 오디세이></FONT> 글읽기를 마무리 합니다.<br />
<br /></P>
<P> </P>
<P> </P><p><strong><a href="http://cha2.co.kr/121?commentInput=true#entry121WriteComment">댓글 쓰기</a></strong></p>구두끈은, 왜? - 사소한데 집착하는 소심한 주인공 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차이와결여http://cha2.co.kr/1022009-05-26T21:19:31+09:002008-10-20T13:28:27+09:00<DIV> <div class="imageblock center" style="text-align: center; clear: both;"><img src="http://cha2.co.kr/attach/1/XUJhkF07Yv.jpg" alt="이미지 출처 - Yes24" height="400" width="241" /><p class="cap1"><구두끈은, 왜?></p></div><br /><br /><br />* 구두끈은, 왜? -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떠오른 참을 수 없는 물음들<br />* 니컬슨 베이커, 문영혜 역, 강<br /><br /><br /> <FONT color=#7293fa>'<FONT color=#3058d2>정혜윤'</FONT></FONT>의 책 <FONT color=#3058d2><침대와 책></FONT>에서 알게된 <FONT color=#3058d2><구두끈은, 왜?:The mezzanine></FONT>이라는 소설책입니다.<br /> <FONT color=#3058d2>'에스컬레이터 앞에서 떠오른 참을 수 없는 물음들'</FONT>이라는 긴 부제가 붙어있기도 합니다.<br /><br /> 소설은,<br /> 점심시간이 끝날 때쯤, 볼일을 마치고 회사로비로 들어선 주인공이 자신이 근무하는 'mazzanine'층 - 엘리베이터가 서지 않고 아랫층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는 층, 우리나라의 개념으로 볼때, M으로 표시되는 중간층 인 듯-으로 올라가기 위해 에스컬레이터 앞에 들어설 때, 떠오른 생각으로부터 시작하게 됩니다.<br /><br /> 그의 볼일이란 것은 점심시간이 시작하기 전 피로를 풀기 위해 벗어두었던 구두를 챙겨신고 끈을 묶으려는데 갑자기 끊어져버린 구두끈을 근처 CVS라는 잡화점에서 사오는 것이었습니다.<br /><br /> 그러니까, 소설은 한시간의 점심시간 동안 주인공이 하게된 생각이 전부입니다.<br /> 그런데, 이 사람의 생각, 사유, 사고의 깊이와 관심이라는게 <FONT color=#3058d2>정말이지 세세한 부분까지 미치고 </FONT>거기에는 자신의 지나온 역사에 대한 생각에서부터, 지금의 사고가 존재하게된 연유를 밝히는 것까지 정말 온갖 종류의 다양한 생각들을 펼치고 있어서 <FONT color=#3058d2>마치 한 사람의 머릿 속에 들어가서 그의 생각의 강물을 따라 배를 타고가며 지나가는 풍경을 보듯이 </FONT>소설은 읽혀집니다.<br /><br /> 또한,<br /> 이 사람의 생각이라는게 어찌보면 사소한 것에 집착하는 편집증적 증상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가 설명하는 예들,<br /> <FONT color=#3058d2>'걸어가면서 손가락으로 달려가는 사람 만들기'</FONT>, <FONT color=#3058d2>'에스컬레이터 안전선 안에 정확하게 발 올려놓기'</FONT> 등의 버릇들이나,<br /> <FONT color=#3058d2>(저는 이와 똑같은 버릇이 있습니다.)<br /></FONT><br /> <FONT color=#3058d2>'여자들이 겉옷을 벗지 않고 브래지어를 벗는 장면을 보고 놀랐다'</FONT>라던가, <FONT color=#3058d2>'화장실 소변기 앞에서 주위 사람들 때문에 볼일을 보지 못했던 기억'</FONT>과 같은 예들을 접하다 보면, 주인공의 생각이라는 것이 남들과 다른 것이 아니라 우리가 평상시에 하고 있는 생각의 깊이라는 것을 짐작하게 됩니다.<br /><br /> 때문에,<br /> 책을 읽어가는 도중 수시로 어이가 없다는 이유로 웃음을 짓거나, 작가의 번뜩이는 재치와 일상의 순간을 포착하는 능력에 맞장구를 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br /><br /> 그렇게 본다면,<br /> 불과 단 한 시간동안 우리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생각의 변화라는 것이 그 범위와 깊이와 방법에 있어서 거의 무한대적인 것이어서 <FONT color=#e31600>세상의 모든 일이 우리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것</FONT>이라는 놀라운 인식의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br /><br /> 아무튼, 매우 특이한 이 소설은,<br /> 인간의 사고를 소재로 하는 '심리소설'의 '생각의 흐름'과 같은 방법으로 진행되는데, 그 안에 정확하고도 일관된 서사적 틀을 유지하고 있어서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습니다.<br /><br /> 또 한가지,<br /> 이 소설은 두께가 비교적 얇은 편이고 <FONT color=#3058d2>본문은 페이지의 3분의 2 정도</FONT>밖에 차지않고 <FONT color=#3058d2>나머지 부분은 각주가 대신하고 </FONT>있는 특이한 구조인데,<br /> 이 각주라는 것이 또 하나의 사유의 세계이어서 어떤 경우에는 자잘한 글씨가 4페이지를 넘어가는 각주가 있을 정도입니다. <br /> 이 소설이 이런 형식을 취할 수 있는 것은,<br /> 소설 자체가 일종의 후일담 형식이어서 자신이 어느 날 했던 생각을 정리하여서 회고하며 기록하는 형식으로 되어있기 때문에,<br /> 본문은 그날 한 시간 동안의 이야기이고,<br /> 각주는 부분부분 보충해야할 이야기들이어서 소설과는 또다른 재미를 부여해주고 있습니다.<br /> 마치 각주의 바다를 헤메고 다니는 기분이 들 정도입니다.<br /><br /> 하여튼, 그러한 이유로 생각을 따라가면서 왔다 갔다 읽어야 하기 때문에 진도는 매우 더딘 편입니다.<br /> 하지만 정말 기발하고 재미있는 소설입니다.<br /><br /> 사실 저는 띄엄띄엄 읽어서 앞부분을 몇 차례 다시 읽는 수고를 거쳐야 했는데요.<br /> 평상시에 읽기에는 좀 무리가 있어 보이고,<br /> <FONT color=#3058d2>쉬지 않고 쭉 읽을 수 있도록 여유가 있을 때</FONT>나, <FONT color=#3058d2>휴가 철에 딱 어울리는 소설</FONT>이 아닐까 싶습니다.<br /> 머리아픈 내용도 아니고 가볍게 읽을 수 있으니까 아마 그때가 딱일 겁니다.<br /><br /> 갑자기, 휴가를 생각하니,<br />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남태평양의 어느 해변가에서 파라솔 밑에 벗고 누워서 야자수 열매로 만든 음료와 함께, 이 책을 들고 읽고 싶다는 생각이 스쳐지나가는데요..<br /> 사실 휴가만 있어도 좋겠습니다.<br /><br /> 여태까지의 일반적 소설에 흥미를 잃으신분들이나,<br /> 새로운 형태의 이야기,<br /> 생각하기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강추합니다.<br /><br /><br /><FONT color=#3058d2> 입사를 하면 첫 주에 내 이름을 박은 명함 천 장이 인쇄된다. 단지 그러는 것이 관습이라는 이유로. 영업이나 채용 업무를 주로 하는 사원이 아니고서는, 아마 회사에 다니는 내내 명함을 30장 이상 뿌리기도 힘들 거다. 첫해에는 거의 친척들에게 나눠준다. 그후 나눠줄 일이 있다 해도, 대부분의 경우 명함을 줌으로써 관계는 더욱 서먹해질 것이다. 명함의 기능은 사실 한 가지다. 처음부터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회사 입장에서 신뢰를 보여주려는 것. 입사하고 처음 석 달 정도는 자신이 쓸모없이 느껴지기 마련이니까. <SPAN style="FONT-SIZE: 8pt">33)</SPAN><br /><br /><br /><SPAN style="FONT-SIZE: 8pt">33) 회사를 그만둘 때 책상을 치우면서 가장 망설여지는 일 중의 하나는, 아직도 새것 냄새가 나는 958장의 명함을 어떻게 할까 하는 것이다. 관처럼 생긴 검은 케이스에 옆으로 누운 명함들. 내버릴 수는 없다. 명함과 명패, 그리고 급료명세서 몇부야말로 내가 한때 매일 이 건물에 나타났으며 이곳에서 정신을 완전히 빼앗긴 복잡한 문제들과 씨름했음을 스스로에게 증명하기 때문이다. 불행히도, 한때 나를 지배했고 며칠 밤을 야근하고 잠꼬때까지 하게 만들었던 문제들은 결국 공허한 것이었음을 알게 된다......</SPAN><br /></FONT></DIV>
<DIV style="TEXT-ALIGN: right"><FONT color=#3058d2>(p.141)</FONT><br /></DIV><br /><br /> 이런 식입니다. 어때요? 읽어보고 싶지 않으세요?<br /><br /><br /><p><strong><a href="http://cha2.co.kr/102?commentInput=true#entry102WriteComment">댓글 쓰기</a></strong></p>나의 아름다운 정원 - 소년을 성장시키는 마음 속의 보물상자차이와결여http://cha2.co.kr/922009-05-26T21:19:30+09:002008-10-07T23:50:29+09:00<P><br />
</P>
<P><div class="imageblock center" style="text-align: center; clear: both;"><img src="http://cha2.co.kr/attach/1/XAfV0OkXty.jpg" alt="이미지 출처 - Yes24" height="400" width="270" /><p class="cap1">나의 아름다운 정원 - 앞 표지</p></div><br />
<br />* 나의 아름다운 정원<br />
* 심윤경, 한겨레출판<br />
<br /><br />
많은 분들이 추천한 <FONT color=#7293fa><나의 아름다운 정원></FONT>을 읽었습니다. <br />
그런데, 내가 이 책을 읽고 있다는 것을 알게된 또다른 분들은 추천할 정도의 소설은 아니라는 반응을 보여서 <U>상당히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독서</U>를 하였습니다.<br />
<FONT color=#7293fa>(이로서 제 귀가 상당히 얇다는 것이 탄로나게 되었군요.)<br />
</FONT><br />
소설은 2~30대의 여성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자신 안에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정원'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일거라는 처음에 제 예상과는 달리 꼬마 소년이 주인공이었습니다.<br />
<br /> 헌데,<br />
이 소년의 생각이 여느 어른 못지 않게 깊습니다.<br />
사실 저는 아이들을 그다지 살가워하는 편도 아니지만, 아이는 아이다워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터라, 어른 같은 아이들은 더욱 싫어합니다.<br />
하지만, 어리숙한 시선을 가지고 주변세상을 바라보는 아이가 화자가 되는 소설들은 독자들는 이미 알고 있지만 정작 이야기의 주인공은 알지못하는 엉뚱한 상황들로 인해 흐뭇한 재미를 주는 것이 당연하므로, 대개 어린아이가 나오는 소설들은 재미있게 읽었던 경험들이 있었습니다.<br />
<FONT color=#7293fa>'김원일'</FONT>의 <FONT color=#7293fa><마당 깊은 집></FONT>을 참 재밌게 읽었고, <FONT color=#7293fa>'은희경'</FONT>의 <FONT color=#7293fa><새의 선물></FONT>에 나오는 주인공을 좋아했습니다. <FONT color=#7293fa>'박완서'</FONT>의 <FONT color=#7293fa><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FONT>에 나오는 주인공도 어린 아이였지요.<br />
<br /> 여튼,<br />
주인공을 알고나니, 한 소년이 주변 세상과 부딪혀가며 아프게 성장해가는 성장소설이겠구나 짐작을 하고 책을 읽어 나갔습니다. <br />
<br /><br />
주인공 <FONT color=#7293fa>'동구'</FONT>는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8살 소년입니다. <br />
겉으로 볼 때엔 아무런 문제도 없어 보이는 가족이지만, 할머니와 어머니가 벌이는 신경전은 어린 '동구'가 보기에도 해결방법이 없을 만큼 심각합니다.<br />
그러나, 4대독자였던 '동구'의 동생 <FONT color=#7293fa>'영주'</FONT>가 태어나면서부터 집 안에는 조금씩 활기를 띄게 되는데요.<br />
맘씨 좋은 착한 아이인 '동구'는 '영주'가 태어나기 전부터 동생을 끔찍히도 아꼈고, 동생을 위해서라면 누명을 쓰고 엄마에게 볼기짝을 맞을 만큼 '영주'를 사랑합니다.<br />
그렇게 10살이 되어서도 글을 잘 읽지 못하는 '동구'에 비해 3살이 되었을 무렵부터 혼자서 글을 깨우친 영특하기만한 동생 '영주'는 가족 모두의 사랑을 받으며 커가게 되고, 운명이라고 밖에 말할수 없는 천사 <FONT color=#7293fa>'박영은'</FONT>선생님을 담임선생님으로 맞이하게 된 '동구'도 선생님의 사랑으로 조금씩 글을 읽을 수 있게 되어갑니다.<br />
하지만, '동구'네의 큰 걱정거리인 할머니와 어머니 사이의 갈등은 그칠 줄을 모르고 계속 되는데, 그 쯤, '동구'가 살고 있는 인왕산 아랫자락 경복궁 근처에 살고 계신 대통령이 돌아가시고 경복궁 앞을 탱크가 지키게 되면서 부터 선생님을 비롯한 어른들이 무언가 알지 못할 고민들로 인해 자꾸만 얼굴들이 어두워져가게 됩니다.<br />
<br /><br />
뭐 이 정도의 이야기입니다.<br />
다 이야기를 해버리면, 읽을 재미가 없어져버릴 것이므로 여기까지로 그치겠습니다.<br />
물론, 아주 간략한 줄거리라 책을 읽으시면 제가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 생략하고 큰 줄거리들만 잡아 냈는지 알게 될겁니다. 당연히 중반부 이후의 내용들은 언급도 하지 않았습니다.<br />
<br /> <FONT color=#7293fa>성장소설</FONT>이란 것은 그렇습니다.<br />
어느 덧, 작가들이 자신의 어린 시절의 내용들을 회상하면서 써내려가는 시대적 배경이 얼추 제가 살았던 때와 겹쳐지는 경우가 많아서 놀라는 경우가 많은데, 뭣보다 그 이야기들 속에는 <FONT color=#7293fa>분명히 나와 일치하는 생각들</FONT>, 다시말해 <FONT color=#7293fa>어린 시절의 내가 그렇게 생각하고 받아들였던 이야기들이 마치 토씨 하나 덜지않고 그대로 옮겨 놓은 듯</FONT> 펼쳐지거나,<br />
혹은, 정말 그런 일들이 그때 일어났나 싶을 정도로,<br />
<FONT color=#7293fa>심심하고 무료하게만 느껴지는 내 유년시절의 역사적 사건들</FONT>이 생동감있게 펼쳐져서, 마치 <FONT color=#7293fa>내가 역사의 격랑 속에 비틀거리면 지금까지 살아온 것이 굉장히 의미있게 느껴지기도 </FONT>합니다.<br />
<br /> 성장소설은 그런 역할을 해주는 것이겠지요.<br />
<FONT color=#e31600>시대를 돌아보고, 역사를 돌아보고, 사건들 돌아보고, 그 안에 있던 많은 사람들, 그리고 내모습을 돌아봐주게 한다는 것에 성장소설이 가지는 의미</FONT>가 있지 않은가 합니다.<br />
<br /> 아무튼, <br />
이 소설의 배경도 70년대 말에서 80년대 초까지,<br />
그간, 의식적으로 다루기 꺼려졌거나 아직 정리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혹은 아픔이, 상처가 아물지 않았다는 이유로 많이 다루어지지 않았던, 박정희 대통령의 저격 때부터 전두환이 정권을 잡기까지의 이야기를 시대적 배경으로 깔고,<br />
세상의 모든 변화들을 느낄수도 없고 잘알지도 못하는 어린 주인공을 통해 가볍게 스쳐가듯 이야기하고 있습니다.<br />
<br /> 물론, <FONT color=#e31600>중심이 되는 내용은</FONT> 12 · 12와 5 · 18이라는 역사적 사건이 아니라 <FONT color=#e31600>'동구'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상처와 극복, 성숙의 과정</FONT>을 다루고 있으므로 심각한마음으로 접근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br />
<br /> 이 책은 비교적 쉽게 읽혔는데요, <br />
끊임없이 긴장감을 갖게 만드는 할머니와 어머니의 신경전, '영주'의 귀엽고 앙증맞은 이야기들, '동구'와 '박영은'선생님과의 관계, 그 높은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나와서 고시 준비 중인 동네 '주리삼촌'과의 에피소드 등이 꼬리에 꼬리를 물듯 끝없이 이어져나가기 때문입니다.<br />
또 하나의 이유는, <br />
작가 <FONT color=#7293fa>'심윤경'의 문체가 매우 매끄럽기도 하고 섬세하기도 하여서, 근래에 보기드문 아름다운 문체 </FONT>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녀의 문체가 어떤 때에는 과도하기도 하여서 눈에 걸리는 부분들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굳이 지적하자면, 사투리의 어색함이나, 상황에 맞지 않는 대화와 같은 것들도 더러 있기는 하였으나, '심윤경'의 처녀작임을 생각해볼 때, 크게 모자랄 정도는 아니었다는 생각입니다.<br />
<br /> 제목에 나오는 <FONT color=#7293fa>'아름다운 정원'</FONT>은 주인공 '동구'가 좋아하는 3층집 안의 <FONT color=#7293fa>'능소화'</FONT>와 '<FONT color=#7293fa>곤줄박이'</FONT>를 만날 수 있는 작은 정원인데요. <br />
어렸을 때, <FONT color=#7293fa>한번 쯤은 자신만의 아지트, 자신만의 비밀의 장소를 만들어 놓고 그 곳에서 하늘을 바라본 적이 있었던 사람</FONT>이라면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듯 합니다. </P>
<P> 도시생활에 익숙해져버린 요즘 사람들에겐 더이상 찾을 수 없는 기억 속의 장소일 뿐이지만,<br />
사실,<br />
성인이 된 우리들은 바삐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자신만의 도피처, 자신만의 휴식처를 자신의 가슴 속에 넣어두고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런지요.<br />
<br /> 저 또한,<br />
마음이 혼란스러워질 때마다, <FONT color=#7293fa>'내 마음의 고요'</FONT>라는 말을 나직히 읊조리면서 실바람이 부는 호숫가의 풍경을 떠올리곤 하는데요.<br />
<br /> 이번 주말에는 이 책과 함께 유년시절의 기억들을 떠올리면서 자신만이 알고 있던 <FONT color=#7293fa>'아름다운 정원'</FONT>에 다녀오심이 어떠할까 합니다. <br />
<br /> 깊어가는 가을... <br />
독서...<br />
좋지요 ^^<br />
<br /><br />
<br /></P><p><strong><a href="http://cha2.co.kr/92?commentInput=true#entry92WriteComment">댓글 쓰기</a></strong></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