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사진

업어 온 사진



  오래간만에 센치해져서 <안부>라고 제목을 달았더니,
  몇 년 전에 유행하던 '별''나윤건'의 듀엣곡 <안부>가 떠오릅니다.
  그 때, 여자친구가 그 노래를 좋아하고 잘 부르고 해서, 같이 한 번 불러보려고 무던하게 연습했었는데요. 하하하 나윤건 나쁜 녀석...노래를 너무 잘하더군요... ㅠㅠ

  여튼, 그건 그거고....

  하루하루가 정신없이 돌아가는 와중에도, 오늘은 잠시 쉬었다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틈을 내어 포스트를 올립니다.

  저번 주 주말에는 왼편 머리 정수리가 따끔따끔 아프기까지 했다죠..
  아시는 분이 있을까 모르겠습니다. (아시면 안되겠죠..)
  머리카락을 건드리면 그 머리카락이 나있는 두피가 따끔따끔한 상황이요..
  아마도 극도의 스트레스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 아닌가 하는데, 그 상황이 심해지면 편두통까지 온다지요..
  저는 몇 년 전부터 그런 일이 종종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머리숱이 몰라보게 듬성듬성하게 되었지요..

  본래부터 풍성한 머리숱은 아니었지만, 듬성듬성해진 머리는 어떻게 해도 스타일이 살지 않더군요.. 펌을 한다, 발모제를 바른다, 별 수를 다 써보아도 예전만큼은 못한 것 같습니다.. 차라리 확 빠져버리면 민머리로 밀어버릴텐데요.. ㅎㅎㅎ


  여튼,

  오늘 낮에 점심을 먹고 어슬렁거리다 보니, 하늘이 정말 높고 맑더군요.
  하늘은 높고 맑고, 햇살은 따스하고, 거기에 너무 감상에 빠지면 안된다는 듯이 스쳐가는 바람.
  얼굴만으로 받기에는 좀 쌀쌀하지만, 외투를 입으면 견딜만한 정도의 바람..
  조금은 초겨울 날씨같은 그런 날씨와 바람을 저는 좋아하기 때문에 기분도 더불어 좋아졌답니다.

  그리고, 그 바람을 따라서 고요히 흘러가는 조각구름들...

  빡빡한 일상이지만, 뭐 그건 그것대로 괜찮은 것 아니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추위도 꽃샘추위라는데,
  조금만 지나고 나면 곧 개나리도 진달래도, 아!
  벚꽃도 왕창왕창 피어나고, 양지바른 곳에 앉아 있으면 소로록 잠이 오는 그런 좋은 날들이 다가올 텐데.. 라는 생각이 들자 올 봄에는 어느 곳으로 정처없이 떠나가 볼까.. 하는 생각에 기분이 또 좋아졌습니다.

  아마도, 올해는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으로 차 없이 도보 여행을 떠나지 않을까 싶은데
  어느 곳이 좋을까 싶어요~~

  불현듯 생각나는 곳은 지리산 근처에 있는 산수유마을이군요.. 후후..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오늘도 어김없이 자체야자를 하고 있었는데, 잠시 나가 바라본 하늘은 이번엔 '초승달'을 보여주네요..

  '초승달' 하면 또 '서정주'<동천> 아니겠어요?

내 마음 속 우리님의 고운 눈썹을
즈믄 밤의 꿈으로 맑게 씻어서
하늘에다 옮기어 심어 놨더니
동지 섣달 나르는 매서운 새가
그걸 알고 시늉하며 비끼어 가네



  역시, 이만하면 아름다운 세상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어제도 달을 봤었는데, 어제는 정말 손톱 끝만큼 얇은 달이었는데, 오늘은 그것 보단 조금 커진 것 같았습니다.

  혹시, 아직 밤하늘을 보시기에 늦지 않으시다면 지금 바로 창을 열고 바라보세요..
  수줍은 듯 떠있는 가냘픈 소녀 같은 달을 마주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럼 저는 이제 슬슬 하루를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가야겠군요.
  오늘 같은 날은 어떤 노래가 어울릴까 생각해봅니다.

  얼른 퇴근하고 마트에 들러서 간단하게 장을 보고 집으로 가서 따뜻한 아랫목에 이불 덮고 누워야겠어요...

  며칠 전에 경칩도 지났다는데, 봄인지 겨울인지 모를 애매모호한 경계에 서있는 것만 같은 게, 마치 지금의 제 상황을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Trackback Address >> http://cha2.co.kr/trackback/389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clovis 2011/03/11 17:2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오늘은 엄청 포근하던데! 잘지내셨나요? ㅎㅎ
    점심시간에 걸으시면서 표현하신거에 감동받았습니다.. 확실히 국어선생님들은 다르시군요 ... ㅜㅜ 부럽습니다.

    달... 그 '서늘한 아름다움'은 정말 너무 아름다운 것 같아요.
    업어온 사진이라지만 너무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저는 반달을 좋아해요 ㅎㅎ


    애매한 계절 , 감기조심하시기 바랍니다~

    • 차이와결여 2011/03/13 16:37  address  modify / delete

      오늘은 더 포근했죠??
      바쁘시다더니, 오늘은 푹 휴식을 취하셨나 모르겠어요..

      바쁘신 와중에도 한가로움을 즐기시며, 계절이 변해가는 것도 느끼시는 조금은 여유로운 생활을 하셨으면 좋겠어요. ^^

      'clovis'님도 감기 조심하세요.. 요새 감기가 오신 분들이 꽤 되시더라구요..

      운동도 하시고, 무엇보다 건강이 최고!! ^^